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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서 지원해야 중앙도 지원”…문체부 ‘예술 정책 열린 세미나’서 밝혀(종합)

내년 순수예술 지원 방향 논의…예술 지원 이원화 보완책 제시

공연, 미술, 문학, 음악 등 분야 공공기관·전문가 등 참여

“중앙과 지자체 역할 재정립…지역성장·국내외 유통에 방점”

순수예술 예산 내년 6851억 원, 올해 대비 9.1%  증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열린 2025년도 예술 분야 중점 정책 및 사업 개편을 위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열린 2025년도 예술 분야 중점 정책 및 사업 개편을 위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공공기관이 예술 지원 여부를 심사하는 데 내년부터는 책임심의관 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겠습니다. 이는 이들이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확실하게 심사에서 결과까지 모든 책임을 말입니다.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것까지 규정하려고 합니다. 혹시 공공기관 직원들이 이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면 맞는 전문가를 (외부에서)뽑으면 됩니다. 심사전문 전문가를 뽑고 직원은 도와주고, 그들도 2~3년이면 전문가가 됩니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예술 지원체계를 이원화해 지역(지방자치단체)은 직접지원, 중앙부처(문체부)는 간접지원을 하는 방식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이를 테면 지역이 1차 지원이고 중앙은 2차 지원이죠. 일부에서는 지자체가 예술에 대한 지원을 안 하면 어떻하나 하는 우려가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체부의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 같은 2차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1차 지원을 먼저 거쳐야 하는 규정을 생각하고 있어요. 예술창작은 지자체의 고유업무로 보고 있습니다. ”(신은향 문체부 예술정책관)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오후 유인촌 장관이 주재한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예술 정책에 관한 열린 세미나’를 열어 공연, 미술, 문학 분야 예술인 등 현장 전문가, 유관기관 관계자와 함께 내년도 순수예술 분야 정책 지원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 예술인복지재단 등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 기관장과 실무진도 참여해 내년도 사업 추진 방향과 계획에 대해 소통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작품 창작·유통과 관련해 문화예술 기관 간 분절적인 지원 체계를 정비하고 중앙과 지방(지역)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문체부의 발표 때문이다. 문체부 측은 “그동안 각 기관들의 중복 지원이 문제가 됐는데 이를 전면적으로 고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문화재단은 1차적인 창작 지원에 집중하고, 문예위는 다음 단계인 2차 후속 지원, 공연장·연습장 등 활동 공간 지원, 비평 지원과 같은 간접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도부터 지역에서 제작한 우수 작품과 단체의 성장을 지원하는 지역예술도약지원 사업(48억 원, 신규)을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예경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좋은 작품이 국내외로 활발히 유통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기존의 외부 심사위원이 담당했던 지원사업 공모 심사 방식을 전면 손질해 내부 직원을 통한 ‘책임심의관 제도’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이는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콘텐츠 등 전 분야에 해당되는 것이다.

9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열린 2025년도 예술 분야 중점 정책 및 사업 개편을 위한 열린 세미나에서 관계자들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9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열린 2025년도 예술 분야 중점 정책 및 사업 개편을 위한 열린 세미나에서 관계자들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이외에도 문학과 공연, 미술 등 분야별 예술이 지역으로 활발히 유통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순수예술의 근간이 되는 문학에 대해서는 지역 중심으로 도서를 활발히 보급하고 작가들의 홍보·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문학나눔 도서 보급 사업(48억 원, 8억 원 증액)을 확대하고, 지역문학관 활성화(4억 원, 신규)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다양한 규모별 공연 콘텐츠가 전국으로 유통되고, 지역의 우수한 공연이 수도권으로도 올 수 있도록 유통지원 사업(260억 원)을 추진하고, 국립예술단체의 초대형 전막 공연을 지역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80억 원을 투입한다. 미술 분야에서는 우수한 전시가 지역문예회관 등에서도 활발히 열릴 수 있도록 지원(46억 원, 16억 원 증액)한다.

한국 예술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논의될 수 있도록 비평·담론 예산도 확대한다. 문학의 비평담론 형성(4억 원, 신규), 한국미술 비평지원(1억 5000만 원), 한국미술 해외 신시장 개척을 위한 담론 형성 지원(15억 원, 신규) 등을 추진하고, 문학한류 활성화 지원(46억 원), 뮤지컬 시장 활성화 지원(31억 원), 한국미술 해외 진출(38억 원) 및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문화 행사 순회 지원사업인 ‘투어링 K아츠’ 등을 통해 한국 예술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또 문체부는 예술단체와 예술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예술단체를 혁신하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내년에는 예산 약 60억 원으로 총 4~5개의 ‘국립 청년예술단’ 등을 신설한다. 청년예술인들에게 ‘꿈의 무대’이자 기회인 국립예술단체 청년교육단원도 올해 9개 단체 350명에서 내년 600명으로 확대(132억 원, 52억 원 증액)할 계획이다.



지역에서도 우수한 공연예술단체를 육성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시작한 지역대표예술단체 육성사업 예산도 증액(120억 원, 30억 원 증액)했다. 특히 올해까지는 지역대표예술단체가 기존 공공예술단이 없는 분야에서만 신청토록 했는데 내년부터는 이런 제한을 없앤다. 이를 통해 국립예술단체 간, 시·구립예술단 등 공공예술단체 간에도 경쟁체제가 도입돼 혁신할 동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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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분야에서는 예술 단체를 키워나간다면, 미술과 문학 분야에서는 작가 육성을 체계화한다. 신진작가들의 미술시장 진입부터 국내외 홍보(프로모션)까지 시장 진입 단계별로 비전속 신진작가의 홍보·마케팅 지원(7억 5000만 원), 전속작가 지원(41억 5000만 원), 우수전속작가제 지원(5억 원) 등 지원 체계를 연계한다. 문학의 경우 도서관, 서점, 지역 문학관 등 문학기반시설을 중심으로 상주 작가 지원을 연계해 우수한 작가를 발굴·육성(23억 7000만 원)한다.

신은향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열린 2025년도 예술 분야 중점 정책 및 사업 개편을 위한 열린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신은향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열린 2025년도 예술 분야 중점 정책 및 사업 개편을 위한 열린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분야별 대표 축제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해 예술 시장을 만드는 데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아트마켓을 통합한 아시아 최대 마켓형 공연예술축제를 만들어 공연예술 국내외 유통 플랫폼 기능을 강화(20억 원, 15억 원 증액)하고, 창극 중심의 세계음악극축제를 육성(11억 5000만 원, 신규)해 문화관광자원으로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화 공연장, 분야별 대표 축제를 중심으로 공연 유통 마켓(B2B)을 활성화해 예술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데 2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9월에 있는 비엔날레, 아트페어 등 개별 미술 행사를 전국적인 축제로 연계하고, 차세대 한국작가 프로모션 전시, 해외 미술계 인사 초청(인바운드) 프로모션 등을 집중 운영해 ‘대한민국 미술축제’(8억 3000만 원, 1억 9000만 원 증액)로 규모를 키운다.

또한 문학주간과 서울국제작가축제, 세계한글작가대회, 독서대전 등 다양한 문학행사를 연계해 대한민국 문학축제(4억 5000만 원, 1억 6000만 원 증액)로 키우고 한국문학을 집중 조명한다.

국립공연장을 특성화하고 국립예술단체의 체질을 개선한다. 국립공연장은 공연장 별로 특성화해 민간과 중복되지 않게 극장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국립극장은 제작 기능을, 예술의전당은 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정동극장은 전통에 기반한 창작 공연 거점으로 만든다. 명동예술극장은 국립극단 공연 시즌 외 비시즌에는 민간 공연단체와의 협력을 증대해 가동률을 높이고, 아르코극장은 창작지원사업과 연계한 재발표지원 등 후속지원을 중심으로 특성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남산 자유센터를 공연예술창·제작공간으로 조성(15억원, 신규)한다.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어린이·청소년과 청년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다. 어린이·청소년 특화 연극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기 위해 국립어린이청소년 극단을 신설(29억 원, 신규)하고, 어린이와 가족들이 체험을 통해 다양한 예술을 접하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모은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을 조성(257억 원, 신규)한다.

청년예술인 예술활동 적립계좌(36억 원, 신규)를 통해 청년 예술인들의 자립과 자산 형성을 지원, 청년들이 예술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연기획사와 공연단체들을 예술인들과 연결하는 ‘잡마켓’ 사업(3억 원)도 활성화한다.

민간의 예술 분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도 강화한다. 지역의 우수한 예술인이나 예술단체에 대한 기업 후원금에 국비(문예 기금)를 연계(매칭)해 지원하고, 지역축제, 지역문학관·미술관 등에 대해 지자체도 함께 후원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기를 만든다.(75억 원, 44억 원 증액) 민간 후원 촉진을 위한 ‘예술나무페스티벌’에 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연중 예술후원 캠페인을 전개(26억 원, 10억 원 증액)한다.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본연의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예산을 합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공연예술 분야 용역 단가 기준을 정하는 연구를 진행(~2024년 12월)하고 있으며, 보조금을 교부받은 공연장과 공연단체 간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도입(2025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날 순수예술 지원을 담당하는 문체부 ‘예술정책관’ 관할의 내년도 예산안 규모를 올해보다 9.1% 늘어난 6851억 원으로 잡았다고 공개했다. 내년 문체부 예산안이 올해 대비 2.4% 늘어난 데 비해서는 상당히 큰 폭의 증가율(문체부 전체 예산안은 7조 1214억 원)이다. 다만 앞서 공개된 윤석열 정부의 내년 총 예산안은 총 677조 4000억 원 규모로 올해보다 3.2% 증가했다.

문체부는 이날 ‘열린 세미나’에 이어 추가 행사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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