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은 산업 전반에 융합‧연계성이 매우 높습니다. ‘인공지능(AI) 첨단로봇 융합도시’ 도약을 통해 첨단산업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김장호(사진) 경북 구미시장은 11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로봇산업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이 시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미가 로봇산업 육성에 적극 뛰어든 이유는 AI, 반도체, 방산, 2차전지, 첨단부품 기술 등과 융복합할 경우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첨단 로봇산업은 제조 분야 생산성 향상과 고령화·저출산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노동력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타 산업과 연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글로벌 핵심산업이자 국가전략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시는 지난 7월 구미코에서 ‘AI+ 첨단로봇 융합도시 구미 비전선포식’을 갖고 로봇산업 육성 의지를 대내외에 알렸다.
구미시를 비롯 구미로봇기업협의회·금오공대·경운대·경상북도경제진흥원·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한국로봇융합연구원·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 산‧학‧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 로봇산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행사장에는 구미시에서 제작‧개발되는 서빙‧방역‧자율주행‧물류이송‧식음료‧의료 분야의 다양한 로봇과 지능로봇대회에서 다년간 수상한 지역대학의 로봇이 시연‧전시돼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구미를 첨단로봇 거점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3대 전략 목표도 수립했다.
로봇기업 육성, 투자유치 활성화, 기술 고도화, 인재양성 등을 통해 지역특화 첨단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앵커기업과 부품기업 중심의 로봇산업 집적화 및 핵심부품 고도화를 통해 구미산단 내에 전주기 로봇제조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생활 속 AI로봇 보급과 실증 확대로 시민체감형 로봇 친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도 주요 전략 목표다.
김 시장은 구미의 로봇도시 도약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구미는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 곳으로 70년대 전기·전자산업부터 현재 반도체, 방산, 2차전지까지 풍부한 정보기술(IT)·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로봇 완제품‧부품 기업 등 로봇 관련 기업도 100여개 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서빙‧배송‧안내 로봇 ‘클로이’를 제조하는 LG전자를 비롯해 미국 ‘베어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을 제조하는 인탑스, 미국 군사용 4족 로봇 개발 기업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60%를 인수한 LIG넥스원, 자율주행 이동로봇 제조 기업인 퓨전이엔씨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 유일의 로봇 전문 교육기관인 ‘로봇직업혁신센터’가 지난 2022년 준공, 로봇 활용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다.
반도체 특화단지, 방산 혁신클러스터에 이어 기회발전특구까지 유치한 구미는 투자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시장은 “방산, 반도체 기반 조성 마련과 함께 기회발전특구까지 지정돼 기업의 투자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방산·반도체·2차전지 등 주력 소부장기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앵커기업 투자에 이은 협력 업체 연계 유치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2022년 10월 구미시와 20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과 연계해 올해 7월 한화시스템의 협력사인 신보‧제노코‧알에프코어‧빅텍 등 4개사와 85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이끌어 낸 것이 대표적이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의 최대 수혜 지역은 구미가 될 것으로 보고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시장은 “구미는 신공항과 직선거리가 10㎞에 불과하다”며 “신공항 핵심 배후도시로서 물류, 첨단산업, 관광산업을 발전시킨다면 ‘제2의 경제부흥’을 이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공항의 성패는 항공운송과 물류허브 기능에 달려있는데 구미는 2023년 기준 경북 항공 수출액의 93.3%, 수출입 물동량의 45.7%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김 시장은 “대구경북신공항 배후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고 있다”며 “가장 시급한 분야는 신공항과 연계한 도로‧철도 등 광역교통망 확보라고 판단,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와 의성을 잇는 대구경북광역철도 동구미역 신설은 정부가 구미 통과를 공식화하는 등 신설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시장은 “글로벌 수준의 정주 여건을 갖춘 공항 배후 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국제비즈니스 업무지구, 전시컨벤션센터, 복합테마파크, 비즈니스 호텔 및 병원, 국제학교 설립 등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구미는 산업도시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꿀잼도시’ 변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시장은 “구미는 그동안 산업도시로 무미건조한 회색도시 이미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전국 유일 ‘낭만관광과’를 신설하고 산업도시 구미에 문화와 예술을 입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만명이 찾은 구미라면축제가 대표적이다. 김 시장은 “K-푸드 대표 음식인 라면이라는 명확하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내세운 대한민국 최초 축제로, 타 지역 우수 축제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구미는 국내 최대 라면 생산기지이자 대표기업 농심 구미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2022년 첫 개최된 구미라면축제는 지난해 축제 장소를 도심 역전로로 과감하게 변경하고 개최 시기도 수능 이후로 옮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약 10만 명 다녀가며 대성황을 이뤘다.
김 시장은 “라면축제 외에도 지난해 15만여 명이 다녀간 ‘구미 푸드페스티벌’, 지난 7월 종료된 ‘야시장’은 27만명이 다녀가는 등 다수의 축제가 시민들의 큰 사랑 받고 있다”며 “구미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교촌통닭 1호점을 테마로 한 관광 명소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