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세운상가 일대 재생의 일환으로 설치했던 공중보행로 중 일부 구간을 철거하는 방안에 대해 주민 의견을 듣는다. (★본지 9월 2일자 20면 참조)
시는 이달 23일 오후 4시 중구 구민회관(중구 을지로39길 40) 소강당에서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때인 2015년 12월 세운상가 일대를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해 2017년부터 산업·보행·공동체 재생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9개 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청년 창업 지원 및 도심제조산업 인프라 확충을 위한 ‘세운메이커스 큐브’ 조성, 세운상가군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 공간 조성, 공중보행교 등 공공공간 조성사업 등이 있다.
이번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은 이 사업들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이들 사업에 대한 완료 조치를 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시는 변경(안)에 7개 세운상가군을 잇는 1㎞ 길이의 공중 보행로 중 삼풍상가와 PJ호텔 양측 약 250m 구간의 철골 보행교를 폐지하고, 지상부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는 이용이 저조할 뿐 아니라 지상부 보행 및 가로 환경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시의 조사에 따르면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의 보행량은 하루 평균 1만 1731건으로 2017년 예측치(10만 5440건)의 11%에 불과했다. 지상부 보행량은 설치 전보다 59% 감소(38,697→23,131건/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풍상가~PJ호텔 구간의 보행교는 실제 일평균 보행량이 1757건으로 예측치의 6.7%에 그쳤다. 보행교 설치로 지상부 보도가 협소해지고 하부로 일조가 차단됐다는 지적 역시 제기됐다.
시는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시의회 의견 청취 및 관련 심의 등을 거친 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해당 구간에 대한 철거 및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세운상가 등 기존 건물과 연결된 나머지 공중보행로 구간은 상가군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조남준 도시공간본부장은 “공중보행로 설치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했지만 한계와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공청회를 통해 공중보행로 등 재생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이 불편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조기에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