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그룹이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 업체인 다이나맥홀딩스 경영권 인수에 나선다. 한화는 해양 사업 분야의 생산기지를 해외로 확대하는 ‘멀티 야드’ 전략으로 급변하는 해양 플랜트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다이나맥홀딩스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공개매수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공시된 이날부터 시작되며 12월 중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이나맥홀딩스는 1990년 설립된 해양 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 회사다. 싱가포르 현지에 2곳의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핵심 제품을 제조하는 건조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업체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돼 있는 다이나맥홀딩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2666억 원, 순이익 398억 원을 기록했다.
경영권 인수 주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화오션(042660)이다. 두 회사는 싱가포르 현지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매수가는 1주당 0.6싱가포르달러(약 616원)다. 지분을 100% 인수할 경우 총 6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이미 올해 5월까지 1158억 원을 투자해 싱가포르 조선사 케펠이 갖고 있던 다이나맥홀딩스의 지분 25.4%를 인수한 바 있다. 한화그룹이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이나맥홀딩스 지분을 50%보다 많이 확보해야 하며 싱가포르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한화그룹은 해양 플랜트 생산 거점을 해외로 확대하는 ‘멀티 야드’ 전략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해양 플랜트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향후 2030년까지 83기의 FPSO 발주가 예상되는 등 해양 플랜트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화그룹은 다이나맥홀딩스와의 시너지 효과로 생산 역량과 기술력을 끌어올려 다른 경쟁사보다 높은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확보, 해양 플랜트 사업을 주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필두로 해양 플랜트 등 해양 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필립 레비 전 SBM 오프쇼어 아메리카스 사장을 해양사업부장으로 영입하면서 리더십을 강화했다. 7월에는 카타르 NOC(North Oil Company)로부터 수주한 고정식 원유 생산 설비 1기에 대한 건조를 끝마치고 인도까지 완료했다. 고정식 원유 생산 설비는 한화오션이 가장 많이 건조한 해양 설비로 출항을 마친 선박은 총 31척이다.
한화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 분야에 힘을 실으면서 이쪽 시장에서 경쟁력과 존재감을 꾸준히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