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장이 '쌍특검'(해병대원 특검법·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의 본회의 상정을 추석 이후로 미루자 개딸들이 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표 팬사이트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우원식, 박병석과 김진표와 뭐가 다른가"라는 비난 글이 올라왔다. 한 게시자는 "지금 나라꼴이 엉망인데 이 상황에 협치를 주장하는가"라며 "여당 도우미 노릇하며 선비인 척하는 우원식의 행동은 박병석, 김진표와 뭐가 다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개딸들'은 우 의장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고 이를 인증하는 등 조직적인 행동에 나섰다. 한 지지자는 "김건희-채해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을 상정 안 하는 이유가 윤석열 정권의 방향대로 실천하기 위한 일인가"라고 항의했다.
민주당원 게시판 '블루웨이브' 등 커뮤니티에서도 우 의장을 규탄하는 '항의 문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들은 "이 시국에 협치를 운운하나", "민주당 법사위 속도에 맞춰야 한다", "추석 밥상 화두에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발로 걷어차면 안 된다" 등의 내용으로 항의하고 있다.
일부 강경파 당원들은 우 의장에게 '의장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우 의장은 추석 밥상에서 김건희 여사가 잘근잘근 씹힐까 봐 심기 경호를 하고 있나"라는 비난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사쿠라(변절자 은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지난 5월 우 의장이 추미애 의원을 꺾고 의장직 후보에 당선됐을 때의 후폭풍이 재현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당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업었다고 평가받았던 추 의원 대신 우 의장이 당선되자, 일부 당원들의 반발로 '민주당 탈당 릴레이'까지 벌어진 바 있다.
한편 우 의장 측은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부 지지자들의 과도한 반응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