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백지화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되살아난 경북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사업이 13일 첫 삽을 뜨게 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16년 건설 허가를 신청한 지 8년 만으로 한수원은 속도전을 통해 완공 시기를 최대한 당기겠다는 방침이다.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규 원전 건설 허가가 난 것은 2016년 6월 새울 3·4호기(당시 신고리 5·6호기) 이후 8년 3개월 만이다. 신한울 3·4호기는 1400㎿ 용량의 가압경수로형 원전(APR1400)으로 현재 운영 중인 신한울 1·2호기와 기본 설계가 동일하다. 총사업비는 11조 6804억 원 규모다. 설계수명은 60년이다.
신한울 원전 3·4호기 착공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수원의 건설 허가 신청 1년여 만인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따라 건설 사업이 중단돼 심사도 멈췄으나 윤석열 정부는 2022년 건설 사업 재추진을 선언하면서 심사가 재개됐다. 5년간 사업이 중단된 점을 고려해 기술기준 적용일을 2013년에서 2021년으로 바꾸기도 했다.
한수원은 착공이 늦어진 만큼 가능한 한 건설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받은 뒤 터 닦기 공사를 이미 마무리했다. 한수원은 “13일 본관 기초 굴착과 함께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최일경 한수원 건설사업본부장은 이날 “원전 생태계 복원의 상징으로 불리는 신한울 3·4호기가 건설 허가 신청 8년 만에 허가를 받아 감사한 마음”이라며 “최고의 안전성을 갖춘 원전으로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에는 연인원 약 700만 명, 1일 최대 약 3000명이 투입된다.
윤종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허가가 나와서 다행”이라며 “고사 직전이던 원전 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준공 예정인 새울 3·4호기에 이어 신한울 3·4호기(2032·2033년)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될 경우 국내에 총 30기 원전이 가동된다. 현재 정부는 2029년까지 40년간의 운영 허가 기간이 끝나는 고리·한빛·한울·월성 등 총 10기의 원전에 대한 수명 연장 절차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