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올해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와 SK(034730)스페셜티 인수전에 모두 참전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SK스페셜티 예비입찰에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한앤코),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EF 양강으로 꼽히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코가 맞붙은 것이다. SK(주)는 별도 주관사 선정 없이 직접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는 흥행을 의식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예비입찰일과 날짜를 맞췄다.
삼불화질소(NF3) 등을 생산하는 SK스페셜티는 SK(주)의 100% 자회사로,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약 2400억 원이다. 멀티플 17배를 적용하면 약 4조 원에 달하나 다소 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SK그룹은 스페셜티 매각을 통해 약 12조4000억 원의(상반기 말 기준) 부채를 대폭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MBK파트너스는 과거 DIG에어가스(구 대성산업가스)를 인수부터 매각까지 완료했던 만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강점이 있다. 지난 2017년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대성그룹과 골드만삭스로부터 1조7000억 원에 매입했고, 2020년 맥쿼리자산운용에 2조5000억 원에 팔았다. 한앤코는 최근 7년간 SK그룹 계열사를 6곳이나 인수할 정도로 SK와 친밀도가 높다. 올해 초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문(솔믹스), SKC 산업소재사업부(SK마이크로웍스),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 사업부(SK에코프라임), SK해운(경영권 지분 71%), SK디앤디(대주주 지분 27.5%), SK엔카 직영사업부(케이카) 등을 품었다.
몸값 5조 원이 거론되는 산업가스 업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외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스톤피크, 아이스퀘어드캐피탈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력 없는 가격 제안(논바인딩오퍼)은 이날 오후8시 마감으로 매각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MBK파트너스와 KKR의 2파전으로 예상된다. KKR은 일찌감치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로 인수금융단을 구성했다. 매각 대상은 에어프로덕츠와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0%이다. 한앤코는 참여하지 않았다.
글로벌 산업가스 업체 에어프로덕츠의 한국 자회사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린데코리아(매출 약 1조 원)에 이어 국내 산업용 가스 2위 업체다. 산소, 질소, 아르곤 등 일반가스를 제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328억 원이고 20배 가량의 멀티플을 적용하면 매각가가 4조 원 중반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5공장(P5) 가스공급자 선정 효과로 EBITDA를 2600억~2700억 원까지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 5조 원도 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