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대의 한 청년이 ‘광복홍공 시대혁명’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홍콩에서 과거 반정부 시위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나섰던 27세 남성이 홍콩판 국가보안법에 따른 첫 유죄 판결 사례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16일 이 남성이 홍콩의 새로운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첫 적용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추카이푼(27·무직) 씨는 이날 홍콩 서부 카오룽법원에서 선동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지난 3월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기본법 23조)을 적용받아 최초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개월째 구금 중인 추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9일 내려질 예정이며 외신들은 최대 수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씨는 지난 6월 12일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 時代革命)이라는 문구가 쓰인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채 점심을 먹으러 가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 문구는 2019년 홍콩을 휩쓴 반정부 시위 당시의 대표 구호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홍콩이 영국 식민통치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믿음에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문구의 티셔츠를 의도적으로 입었다고 실토했다.
홍콩은 지난 3월 23일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 결탁 등 39가지 안보 범죄와 이에 대한 처벌을 담은 국가보안법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중국이 홍콩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2020년 제정한 홍콩보안법을 보완하기 위해 홍콩이 자체적으로 만든 국가 보안 관련 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추씨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같은 '광복홍콩' 티셔츠를 입고 홍콩 국제공항에 나타났다가 체포되어 올해 1월 홍콩보안법에 따라 징역 3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홍콩의 새로운 국가보안법 적용의 첫 사례로 향후 홍콩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