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사람의 묘를 자신의 조상 분묘라고 착각해 발굴하고 화장까지 한 6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 정우혁 부장판사는 분묘발굴 혐의로 기소된 A 씨(63)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2020년 5월13일부터 9월 사이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자신의 조상 분묘 1기를 발굴한 뒤 사체를 화장했다. 밭을 경작하기 위해 묘를 개장한 것인데, 알고 보니 해당 분묘는 엉뚱한 사람인 B 씨의 고조부 묘였다. 추석에 성묘를 하려다 고조부의 분묘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 B 씨는 A 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조상 분묘의 위치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기억에만 의존해 찾아갔다가 B 씨의 고조부 묘를 자신의 조상 묘로 착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장판사는 "피해 자손들은 조상 숭배와 분묘 수호, 봉사의 관점에서 봤을 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됐고,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다만 확정적 고의를 갖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고, 뒤늦게나마 가묘를 설치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