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지역농협이 둔촌주공 대출…금감원 ‘풍선효과’ 경계령

재건축 단지 대출기관에

이례적으로 2금융권 선정

당국, 건전성 관리 주문





11월 입주를 앞둔 1만 2000여 가구 규모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에서 이례적으로 지역농협이 집단대출 취급 기관으로 선정되자 금융 당국이 서둘러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 시중은행들이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구입)를 막겠다며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을 잇따라 중단하자 입주자의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 효과’를 조기에 억제하기 위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서울강동농협이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잔금대출 기관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에 건전성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지난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잔금대출 금융기관에 시중은행과 부산은행 이외에 지역농협인 강동농협을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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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대출은 신축 아파트 분양자 등 다수의 차주에 일괄적으로 대출을 내주는 것으로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서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새로 1만 2032가구가 입주하는 둔촌주공과 같은 대단지 규모에서, 특히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집단대출 취급 기관에 2금융권이 포함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강동농협의 자산 규모는 상반기 기준 2조 7820억 원이다.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재건축조합이 2금융권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농협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금융권(40%)보다 높아 대출 한도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점도 차주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금융 당국은 대출이 급한 소비자들이 2금융권을 찾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금융권(상호금융·보험·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5000억 원가량 늘어나며 올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한 바 있다. 금융 당국은 향후 강동농협뿐 아니라 다른 농협 지역조합들이 아파트 집단대출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있는지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은 이달 들어 12일까지 570조 8388억 원으로 8월 말보다 2조 1772억 원 증가해 지난달보다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한도 축소, 대상 제한 등 7월부터 잇따라 내놓은 조치와 당국의 스트레스 DSR 규제 강화가 시차를 두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주택 가격의 상승 기대감과 가을 이사철, 기준금리 인하 등 가계대출을 다시 밀어올릴 요소가 남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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