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이하 메타)과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등 20여개 기업 및 관련 단체들이 유럽연합(EU)의 기술 규제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유럽의 도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기업 등은 메타가 주도한 공개서한에서 “유럽이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력과 혁신성이 떨어졌으며 일관성 없는 규제 결정으로 AI 시대에 더욱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EU의 규제 탓에 유럽 기업들의 개방형 AI 모델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들은 “블록(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이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을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놓칠 수도 있다”며 과도한 규제가 지역 내 AI 수혜의 범위를 축소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서한은 EU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아 AI 모델 학습의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 등이 유럽 시민들을 위한 생성형 AI 구축을 위해 수백억 유로를 투자하려면 유럽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일관되게 적용되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개서한에 서명한 기업에는 명품업체 프라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 등도 포함됐다. 서한은 EU 규제로 인해 메타와 애플이 새로 출시한 AI 기능을 유로존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나왔다.
약 4억5000만명의 소비자를 보유한 EU는 세계 대형 기술기업들의 핵심 시장이다. 그동안 개인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반개인정보 보호법(GDPR)이 일부 국가의 본보기가 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선도적인 글로벌 규제기관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하지만 해당 규칙들이 “일부 기업과 산업단체들의 불만을 키웠고, 이는 유럽을 불리한 위치에 놓았다”고 WSJ은 짚었다. 디지털 경쟁, 온라인 콘텐츠, AI를 다루는 EU 법안들이 잇따라 도입되면서 글로벌 기업 중 일부가 유로존 내 운영방식을 변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