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높이고 있는 현대차(005380)그룹이 신차 중 대부분을 전기차로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전방위적인 협력을 약속한 데다 조지아주에 설립한 메타플랜트 등 전기차 생산 거점도 하나둘씩 생산 준비를 끝마치면서 미래 전기차 리더십을 한층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현대차그룹의 신차급 차량 출시 일정을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국내에 출시가 계획된 신차 8대 중 6대가 전기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출시되는 신차의 75%가 전기차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를 포함해 EV4·EV5 등 다양한 세그먼트의 차량들을 내년에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최근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미국에서도 아이오닉9과 EV3·EV4 등 전기차를 공개해 경쟁력을 높인다. 올해 7월까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10%로 미국의 완성차 회사인 포드(7.4%)와 GM(6.3%)을 훌쩍 뛰어넘었다. 신차 출시 등을 통해 최근 50% 밑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테슬라를 추격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결국 전기차가 미래 시장을 휩쓴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며 “이런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 거점들도 준비 태세를 속속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은 6월 가동을 시작했다. EV3·EV4를 연 15만 대 생산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거점인 메타플랜트는 올해 10월 가동을 위해 인프라 공사를 마치고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GM과 자동차·연료·소재 등 전방위적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높이고 있는 만큼 GM이 협력을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이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자사의 기술 및 인프라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GM은 쉐보레·캐딜락 등 브랜드로 대형 SUV와 픽업트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반면 전기차 기술은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