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수수료 더는 못참아"…치킨집도 '脫배달앱'

◆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요구에 자사앱 잇단 강화

치킨 3사 자사앱 할인 프로모션

배달료 저렴·점주 부담 없어 선호





배달 플랫폼 업계의 수수료 인상에 맞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잇따라 자사 모바일 앱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가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데 이어 ‘탈(脫)배달 앱’ 양상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관련 기사 3면



20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bhc를 비롯해 BBQ·교촌 등 치킨 프랜차이즈 3사가 자사 앱을 통한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bhc는 이달 말까지 자사 앱에서 메뉴 주문 시 판매가를 3000원 할인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비슷한 할인 행사를 매달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BBQ는 이달 30일까지 자체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서 2만 원 이상 주문할 경우 1만 2500원 상당의 ‘황금올리브’ 반 마리를 증정하는 파격적인 행사를 열고 있다. 교촌도 등급별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잇따라 내놓는 등 자사 앱을 활성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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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가 공격적으로 자사 앱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배달 앱에 과도한 수수료를 내느니 차라리 자사 앱으로 주문을 받게 해달라’는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달 앱 1위인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쿠팡이츠(9.8%), 요기요(9.7%)까지 배달 앱 3사의 중개 수수료율이 거의 동일해지면서 판매 대금의 10%가량을 떼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bhc 관계자는 “가맹점주들과 구성한 협의회에서 프로모션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며 “회사 앱의 배달료가 3000원인데 점주가 부담하는 금액이 없어 점주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을 받을 때는 판매가를 높이는 방식을 저울질하는 외식 업체들도 적지 않다.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는 최근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제 도입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본죽과 써브웨이·롯데리아처럼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례적으로 가맹점주들에게 배민의 무료 배달 요금제 ‘배민클럽’ 이탈을 권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배달 앱들이 ‘무료 배달’을 앞세워 소비자로부터 받던 배달비의 상당 부분을 가맹점주에 전가하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 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면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실효적이고 강한 프로모션이 필요하다”면서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성공 사례들이 나올 경우 외식업 전반으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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