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한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불황 속에 중소법인·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전월 말(0.42%) 대비 0.05%포인트 상승한 0.47%로 나타났다. 7월만 놓고 보면 2018년(0.56%)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달이었던 6월의 경우 연체채권 정리가 확대되는 분기 말 효과로 연체율이 하락했지만 다시 상·매각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 7000억 원으로 전월(2조 3000억 원) 대비 4000억 원 늘었으나 연체 채권 정리 규모는 1조 5000억 원으로 전월(4조 4000억 원) 대비 2조 9000억 원이나 줄었다. 신규 연체율(0.12%)도 전월(0.10%) 대비 소폭 상승했다.
올 상반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53%로 전월 말 대비 0.0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고금리와 고물가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법인·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71%,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1%로 각각 전월 대비 0.13%포인트, 0.04%포인트 오르며 전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09%포인트 상승한 0.67%를 기록했다. 작년 7월과 비교하면 0.18%포인트, 2022년 7월(0.27%) 대비로는 2배 이상 급증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5%로 전월 말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전월 말(0.36%)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0.38%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5%)은 같은 기간 0.01%포인트,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76%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코로나 이전 장기평균인 0.78%에 비해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며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연체율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상·매각 등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를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한편 취약차주에 대한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차주의 채무부담 완화를 지원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