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김장철을 앞둔 가운데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축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며 서민 가계에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배추 가격은 포기당 8989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6463원) 대비 39.1%, 전년(5509원) 대비 무려 63.2% 상승한 수치다. 무 가격 역시 1개당 3909원으로 전월(3156원) 대비 23.9%, 전년(2313원) 대비 69% 올랐다. 배추와 무 외에도 시금치(100g, 3697원), 열무(1kg, 5430원) 등 주요 채소 가격이 전년 대비 30~50% 가량 상승했다. 이는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추석 성수기 이후 정부와 유통사의 할인 지원 종료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김장철을 앞둔 시점에서 배추와 무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올해 김장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과일·채소류의 지속적인 상승세로 인해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축산물 가격도 최근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719원으로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668원)과 비교해도 소폭 상승한 수치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가축전염병 발생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충북 충주시와 경기 여주에서 연이어 럼피스킨(LSD) 확진 사례가 발생했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역시 올해만 8건이 발생하며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채소류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