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들면서 본격적으로 ‘장타자들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하반기 7개 대회에서 드라이브 거리 10위 이내 선수가 6개 타이틀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8월 초 열린 KLPGA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장타 2위 윤이나의 우승으로 시작된 ‘장타 톱10’ 선수들의 우승은 더헤븐 마스터즈 장타 5위 배소현, 한화클래식 장타 8위 박지영, KG레이디스 오픈 다시 장타 5위 배소현, 그리고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는 장타 9위 유현조가 정상에 올랐다.
지난주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는 당시 장타 72위였던 노승희가 장타 톱10 선수들의 연속 우승을 끊었지만 이번 주 다시 장타 7위 문정민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우승했다.
문정민은 22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일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63번째 출전 만에 거둔 생애 첫 우승으로 문정민은 1억 8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올 시즌 상반기까지 합하면 올해 24개 대회에서 장타 톱10 선수들의 우승은 10승째가 됐다.
박지영과 배소현이 3승씩 거뒀고 윤이나, 유현조, 문정민 그리고 장타 4위 황유민이 나란히 1승을 거뒀다.
올해 장타 7위에 머물러 있지만 문정민은 2022년 윤이나가 장타 1위에 올랐을 때 장타 2위를 기록했던 KLPGA 투어의 대표 장타자다. 지난해에도 방신실, 황유민에 이어 장타 랭킹 3위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장타 능력에도 신인이었던 2022년 상금랭킹 75위에 그쳐 시드를 잃었고 시드 순위 전에서도 41위에 그쳐 지난해 2부 투어와 정규 투어를 병행해야 했다.
작년 2부 드림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라 다시 시드를 되찾은 문정민은 올해 하반기 4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컷 오프 당하는 아픈 경험을 하다가 이번 우승으로 반전을 이뤄냈다.
이날 지한솔과 공동선두로 경기에 나선 문정민은 2번 홀(파3)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5번(파4)과 6번 홀(파4)에서 연속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7번 홀(파5)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9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 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문정민을 비롯해 지한솔, 장수연, 이준이, 이예원까지 5명이 공동선두에 오르는 혼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11번(파5)과 12번 홀(파4) 연속 버디로 독주 체제를 구축한 문정민은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2위 그룹과 간격을 더 넓혔다. 15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1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마음을 가다듬은 문정민은 나머지 2개 홀을 모두 파로 마무리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지한솔과 이준이가 공동 2위(7언더파 209타)에 올랐고 김수지, 이예원, 장수연이 공동 4위(6언더파 210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