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20대 남성이 9일간 강 한가운데 갇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되는 기적 같은 일이 발생했다.
25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판 민 탕(20) 씨는 지난 16일 오후 지아라이성 망양 지역 닥드란 마을 인근 아윤강에서 낚시꾼들이 고기를 잡는 것을 구경하다 잠이 들었다. 직장에서 약 5km 떨어진 곳이었다. 밤늦게 잠에서 깨어난 탕 씨는 홍수로 불어난 강물에 둘러싸여 있었고, 결국 500m 정도 하류로 떠내려갔다.
당황한 탕 씨는 주위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는 강물 한가운데 나뭇가지를 붙잡고 9일 동안 버텼다. 탕 씨는 "강물이 빠르고 세차게 흘러 바깥으로 헤엄쳐 갈 수 없었다"며 "살아남기 위해 나뭇가지를 붙잡고 강물을 마시며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밤에는 너무 춥고 비도 많이 와서 잠에서 깨어날 때도 있었다"며 "일어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아무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24일 오후 지역 주민이 망 닥드란 코뮌과 닥드랑 마을 사이의 경계인 로팡 교량 지역 하천 바닥에서 한 청년이 덤불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구조 차량 2대와 수십 명의 군인을 동원해 탕 씨를 구조했다. 구조 당시 탕 씨는 강 한가운데 나무 꼭대기에 의식이 희미한 채로 누워있었다.
탕 씨는 현재 망양 지역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이 반 손 의료센터장은 "환자가 탈진 상태로 입원했으나 치료 후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방부 비엣 응아 고압산소센터의 응우옌 후이 호앙 박사는 "수일간 물에 잠겨 있어 심한 목 통증과 양쪽 발에 궤양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탕 씨의 생존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호앙 박사는 "정상적인 조건에서 깨끗한 물이 있더라도 사람은 보통 최대 4~5일밖에 생존할 수 없다"며 "홍수와 나쁜 날씨, 오염된 물 속에서 먹을 것도 없이 9일간 살아남은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탕 씨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와도 떨어져 10년 넘게 누나 가족과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전 망양 지역에서 점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으나 사고 당일 출근 후 연락이 두절돼 가족들이 수색에 나섰다.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소셜 네트워크에 수색 요청 글을 올렸지만 9일 동안 그를 찾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인간의 놀라운 생존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베트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구조된 후에도 탕 씨는 여전히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