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2조 투입해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민간도 65조 투자"

[尹 'AI 3대 강국' 전략 발표]

대통령 직속 'AI 위원회' 출범

"AI가 성장 핵심…직접 챙길것"

민간 투자엔 稅혜택 확대 화답

11월 범죄 등 대응 연구소 설립

AI 기본법도 연내 제정 목표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AI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나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고 민간은 4년간 AI 분야에 65조 원을 투자한다. 정부와 기업·대학은 대통령 직속의 ‘국가AI위원회’ 아래 모여 AI 기술 패권 확보를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국가AI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우리나라를 2027년까지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출범식이 열린 이 호텔은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AI 알파고가 세기의 바둑 대국을 펼친 곳이다.

윤 대통령은 AI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며 국가AI위원장을 맡아 직접 전략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AI가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문명사적 대전환을 경험하고 있다”며 “AI가 국가 역량과 경제성장을 좌우하고 경제·안보의 핵심인 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세계 6위권으로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한다면 수년 내 3위권으로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윤 대통령의 판단이다.



정부는 이런 목표를 뒷받침할 ‘4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민간 AI 투자 확대 △국가 AX(AI 전환) 전면화 △AI 안전·글로벌 리더십 확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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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관심이 큰 건 2조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확충이다. AI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국내 보유 규모는 2000개 수준으로 빅테크들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인프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30년까지 GPU 규모를 2엑사플롭스(EF·1초에 100경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 처리 능력) 이상 확보해 현재의 15배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AI 컴퓨팅센터는 GPU 등을 집적해 만드는 일종의 AI 전용 슈퍼컴퓨터이자 데이터센터다.

대통령실은 AI 컴퓨팅센터를 비수도권 지역에 두 곳가량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전 문제가 적은 곳을 적합한 지역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지방자치단체의 신청과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AI 컴퓨팅센터는 민관 합작 투자 방식으로 조성된다. 일종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민간의 투자를 받고 부족한 부분은 산업은행 정책금융을 활용해 최대 2조 원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대통령실의 고위 관계자는 투자 참여 기업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AI 기술 개발 기업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 등 민간 부문은 올해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기술·인재 등 AI 분야에 총 65조 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정부는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늘리고 대규모 펀드 조성 등 정책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지원이 AI 밸류체인 전 영역에서 선순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게 돼 AI 패권 경쟁에 대응해나갈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 전반의 AI 대전환을 주문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산업 부문은 70%, 공공 부문은 95%로 AI 도입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경제 체질 전반을 AI로 개선할 경우 2026년 기준 총 31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저작권과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관련해 “핵심 가치는 지킬 것”이라면서도 “혁신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규제를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AI기본법’ 제정도 연내 끝내겠다는 목표다. 법안에는 AI 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AI를 악용한 가짜뉴스나 딥페이크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이 담긴다. 또 AI 발달에 따른 딥페이크 범죄 등 AI 위험을 전담하는 대응 기관인 AI안전연구소도 11월 설립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딥페이크 악용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딥페이크 규제를 도입하고 이미 피해자가 발생한 범죄 현상에 대해서는 단순한 기술 규제가 아니라 처벌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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