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도심에서 10대 여성을 살해한 30대 남성의 '묻지마 범행' 정황이 확인됐다.
27일 순천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범행 시각(26일 0시 44분) 전후 A(30)씨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A씨가 25일 밤 인근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신 뒤 자정이 지나 길거리를 걷고 있던 B(18)양을 쫓아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에서 흉기를 챙겨와 소지한 상태였다. A씨는 잠시 동안 B양의 뒤를 쫓다가 갑자기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피해자가 쓰러진 뒤에도 계속 흉기를 휘두르던 A씨는 범행을 목격한 시민이 다가오자 달아났다.
A씨는 범행 후 인근 주차장에 흉기를 버리고 약 2시간 동안 1.5㎞ 거리를 술에 취한 채 배회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와 피해자는 모두 범행 장소 인근에 거주하는 동네 주민으로 확인됐다. B양은 당시 친구를 배웅하고 귀가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발견한 B양을 쫓아가 범행한 점 등을 토대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행'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통화 내역 등을 확인해 A씨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당시 만취해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가운데 마약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