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하락장)’의 여파로 올해 해외 금융 계좌 신고액이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29일 내놓은 ‘2024년 해외 금융 계좌 신고 결과’에 따르면 올해 신고액은 64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186조 4000억 원)보다 121조 5000억 원(65.2%) 감소했다. 신고 인원도 4957명으로 462명(8.5%) 줄었다.
신고 대상은 지난해 1~12월 매달 말일 기준으로 하루라도 해외 금융 계좌 잔액이 5억 원을 초과한 국내 거주자·법인이다. 신고 대상 계좌는 기존의 현금·주식·채권·집합투자증권·파생상품에 가상자산이 지난해부터 포함됐다.
올해 해외 금융 계좌 신고 규모가 급감한 배경에는 가상자산의 가치 하락이 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경우 올 3월 개당 1억 원을 돌파했지만 지난해는 2000만~4000만 원대로 횡보하며 장기적인 약세장을 보였다.
올해 해외 가상자산 계좌 신고 금액은 10조 4000억 원, 신고 인원은 1043명으로 각각 92%, 27% 줄었다. 크립터 윈터로 인해 지난해 신고 대상이었던 상당수가 신고 기준 금액(5억 원)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예적금 등 해외 금융 계좌는 1조 1000억 원 줄어든 54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개인 신고자는 4152명으로 총 16조 4000억 원의 해외 금융 계좌를 신고했다. 신고 인원은 413명, 신고 금액은 7조 9000억 원 감소했다.
상위 10% 개인 신고자가 전체 신고 금액의 66.4%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신고액은 261억 6000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