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 차 마다솜(25·삼천리)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연습라운드 때 그린 플레이에서 변화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더 자신 있고 강한 스트로크를 위해 홀에 깃대를 꽂고 치기로 한 것. 그리고 그 변화는 마다솜에게 생애 두 번째 트로피를 선물했다.
2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대회 4라운드. 이글 1개와 버디 9개로 11언더파 61타를 친 마다솜이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섰다. 통산 2승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리던 동기생 윤이나(10언더파 2위)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린 그는 우승 상금 2억 7000만 원을 거머쥐며 상금 48위에서 17위(4억 3362만 원)로 뛰어올랐다.
마다솜은 압도적인 우승으로 여러 기록을 남겼다. 9타 차는 2000년대 이후 최다 타수 차 우승 타이기록(2012년 김효주, 2017년 이승현)이다. 참고로 이 부문 1위 기록은 1982년 구옥희의 20타 차다. 또 61타는 역대 18홀 최소타 공동 3위 기록이다.
이날 윤이나, 김수지와 8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한 마다솜은 2~4번 홀 버디-버디-이글로 윤이나를 2위로 밀어내고 3타 차로 선두 질주를 시작했다. 4번 홀(파5)에서는 77야드 샷 이글이 터졌다. 김수지는 3번 홀(파4) 더블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후반은 말 그대로 독무대였다. 마다솜은 10~13번 홀 4연속 버디도 모자라 16~18번 3연속 버디로 마무리했다. 스윙 코치인 조령아 프로는 “퍼트를 자신 있게 세게 칠 수 있어서 좋은 결과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날 깃대를 빼지 않고 친 퍼트로 잡은 버디가 6개나 됐다.
마다솜은 ‘늦깎이 골퍼’다. 캐나다 유학을 갔다가 초등학교 5학년 방학 때 한국에 잠깐 들어와 우연히 찾은 골프장에서 흥미를 느꼈고 이민을 포기하고 골프를 시작했다. 대학 입학 후에는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프로 데뷔를 늦추고 3수 끝에 2020년에 국가대표가 됐다. 2022년 데뷔 후 지난해 9월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시즌 2승을 바라봤던 윤이나는 버디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시즌 네 번째 준우승에 만족했다. 윤이나는 박지영(10억 6027만 원), 박현경(10억 4294만 원)과 함께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10억 3860만 원)했다. KLPGA 투어에서 한 시즌 상금 10억 돌파 선수가 3명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은 2021년 박민지의 15억 2217만 원이다.
지난해 준우승자 이민지(호주)가 빳차라쭈딴 콩끄라판(태국)과 공동 3위(9언더파)에 올랐고 디펜딩 챔피언 이다연은 박지영과 공동 7위(7언더파)다. 박현경은 8언더파 공동 5위.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등 최근 4개 대회 3승의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시차 적응의 어려움에도 톱10(6언더파 10위)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