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하마스·헤즈볼라 양대 수뇌부 궤멸…이란 '중동 맹주' 위상 타격 불가피

■이, 헤즈볼라 나스랄라 암살

수장·군사지휘관 등 줄줄이 사망

붕괴 없겠지만 당분간 혼란 심화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뇌부. 사진=이스라엘 방위군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뇌부. 사진=이스라엘 방위군






이스라엘이 7월 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에 이어 이달 27일(이하 현지 시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까지 제거하면서 ‘저항의 축’ 양대 수뇌부가 사실상 궤멸했다. 특히 ‘저항의 축’에서 헤즈볼라가 구심점 노릇을 해온 만큼 이를 전방위로 활용해온 이란의 ‘중동 맹주’로서 위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최근 고위급 사령관들의 암살과 무선호출기(삐삐) 동시다발 폭발 등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격에 혼란에 빠져 있던 헤즈볼라가 나스랄라의 사망으로 어느 때보다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최대 적대 세력 중 하나였던 헤즈볼라가 수장 나스랄라의 사망으로 크게 흔들릴 것으로 봤다.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며 군사적·정치적 역량을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의 지도 아래 헤즈볼라는 고도로 훈련된 정예병과 대량의 로켓·미사일 등을 갖춰 ‘세계 최강의 비정규군’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런 전력을 토대로 역내 분쟁에 적극 개입하면서 ‘이란의 대리인’ 역할을 도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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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리나 카티브 연구원은 선데이타임스 기고에서 “1982년 이후 헤즈볼라는 이란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대리 그룹 가운데 하나였다”며 “특히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나스랄라가 이끄는 헤즈볼라는 ‘신성한 승리’의 상징과 같았으며 이란 입장에서 헤즈볼라는 매우 유용하고 믿을 수 있는 대리인 노릇을 해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록 헤즈볼라가 나스랄라의 사망에 몰락하지는 않겠지만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은 조직의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한 셈이고 이는 이란을 포함한 중동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나스랄라 제거는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무력화라는 큰 그림의 일부분이며 궁극적으로 이란의 중동 영향력이 약화하는 서막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나스랄라의 사촌인 하셈 사피에딘이 유력 후계자로 언급되지만 조직의 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헤즈볼라의 주요 수뇌부가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올 7월 헤즈볼라 군사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했고 이달 20일에는 군부 2인자였던 이브라힘 아킬이 폭사했다. 특수부대(라드완) 사령관인 위삼 알타윌, 남부 전선 사령관 알리 카라키 등도 최근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했다.

다만 헤즈볼라 조직이 붕괴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CNN방송은 “나스랄라의 사망은 중동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지만 장기적인 결과는 불확실하다”며 “테러 지도자들을 죽이는 참수 공격은 조직을 불구로 만들지 못한다”고 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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