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무장정파 새 수장에 이스라엘의 표적 공격으로 사망한 하산 나스랄라의 사촌인 하심 사피에딘이 선임됐다.
30일(현지시간) 이란 반체제 성향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이날 헤즈볼라 집행이사회는 나스랄라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사피에딘을 임명했다. 헤즈볼라 집행위원회 수장인 사피에딘은 헤즈볼라의 정치 문제를 담당하면서 동시에 군사작전을 기획하는 지하드 위원회 일원으로 헤즈볼라 내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지난 27일 나스랄라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의 헤즈볼라 본부에서 회의를 진행한 뒤 이스라엘의 집단 폭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헤즈볼라 고위 지휘부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사피에딘은 현장에서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됐지만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으로 사망하면서 사피에딘의 임명이 유력시됐다.
사피에딘은 헤즈볼라 창설 멤버로 활동하며 미국과 이스라엘, 역내 비우호적 국가에 적대적 행위를 주도해왔다. 미국 국무부는 2017년 사피에딘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제재 명단에 올려 자산을 동결하는 등 감시해왔다. 이란의 역내 라이벌인 이슬람 수비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사피에딘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있다. 그는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이란 지도부와도 밀착관계를 유지해왔다. 사피에딘 가문에는 저명한 시아파 신학자가 다수 있고 형제인 압둘라는 이란 주재 헤즈볼라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사피에딘은 이란 군부와 정치권의 실세이던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돈관계다. 솔레이마니는 2020년 이라크를 방문했다가 미국의 무인기 표적공습에 암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