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10월 4일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금투세 유예로 기울어진 상태다. 민주당이 금투세 시행에서 유예로 후퇴했지만 국민의힘은 당론인 금투세 ‘폐지’ 달성에 총력전을 펴며 여론의 지지를 기대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주 중 금투세를 둘러싼 논의를 매듭짓고 당론을 채택할 방침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와 관련해 조속하게 결론을 내리자는 것에 대해 다시 확인했다”며 “최대한 신속히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쌍특검법·지역화폐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시점을 고려해 10월 4일 또는 5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금투세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예정이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금투세 유예’ 채택이 유력한 분위기다. 이 대표는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금투세 시행에 대해 “우리나라는 ‘지금은 하면 안 돼’ 이런 정서가 있다”며 사실상 금투세 시행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주식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엄정하게 단속한 다음에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과 수익에 대해 공정하게 부담을 안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조치들이 다 이뤄지고 난 다음에나 금투세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유예’ 입장 선회는 국내 증시 침체기인 현시점에서 내년 1월 금투세 시행이 성급한 정책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선 금투세 시행을 유예한 뒤 국내 증시 제도를 재정비한 이후 금투세 시행 여부를 재검토하자는 것이다. 당초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금투세 시행 요구가 강했지만 금투세 시행에 대한 1400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국내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해 지도부에서 ‘유예론’ 중심의 분위기 변화가 포착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로 당론을 채택할 것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폐지가 정답”이라며 민주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이번 주 금투세에 관한 입장을 정해 밝힌다고 했는데 뭐가 어려운 일인지 이렇게 오래 끄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불확실성을 조장하는 행동 자체가 한국 자본시장을 심각하게 해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금투세 유예는 향후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는 불안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 요구를 이어갔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와 더불어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사모펀드 가입 내역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투세 시행으로 어떤 경우에는 사모펀드 가입자가 최대 49.5%에서 20% 세율로 절세되는 결과가 생긴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언급하며 “금투세도 폐지하고 정치 개혁과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고위공직자 사모펀드 가입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