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취업 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의 채용 수요 감소는 물론 수시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취업 장수생은 갈수록 늘고 있다.
3일 잡코리아가 올해 8월 기업 인사 및 채용 담당자 285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기업 회원 42.1%는 ‘올해 하반기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69.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45.6%, ‘하반기 채용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2.3%를 기록했다. 지난해 두 응답률이 각각 26.2%, 4.3%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신규 채용을 주저하는 기업이 확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8월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7.5%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지난해 조사보다 7.1%포인트 증가한 42.5%로 늘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밑돌고 있다.
퇴사자나 신사업 인력 충원 등을 위해 점차 대규모 공채보다는 수시·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도 청년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모든 채용을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신입 사원의 경우 과거 상·하반기 한 번씩 선발하던 것을 이제는 1년에 4차례 뽑는다. 세부적인 진행 방식은 다르지만 LG그룹·SK그룹·롯데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수시 채용을 도입했다. 이 같은 방식은 구직자로서는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원하는 직무의 채용 공고가 날 때까지 1년 내내 대기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 커리어 플랫폼 관계자는 “정기 공채를 실시하는 기업은 4~5년 사이 절반 이상 줄었고 수시 채용을 도입한 기업들은 모집 분야를 세분화하면서 채용 공고에 나오는 선발 인원도 줄고 있다”며 “직무에 따른 구체적인 역량까지 요구하며 신입이어도 일정 경험을 갖춘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