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올 제약·바이오 IPO 14건 전망…오름테라퓨틱 흥행 여부 주목

올 상장완료 7건·추가 7건 전망

금리인하·규제완화에 투심 회복

차세대 항암제 개발 오름테라퓨틱

상장후 시총 최대 1조 돌파 관측도

VC 바이오 투자 확대 마중물 기대






고금리 장기화, 실적 부진 등으로 투자은행(IB) 시장에서 한동안 냉대 받아온 제약·바이오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약 3년 만의 상장 건수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상장 후 1조 원대 몸값이 기대되는 바이오 ‘대어’까지 공모 절차에 돌입해 향후 바이오 투자 심리가 큰 폭 개선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6일 서울경제신문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총 7개의 기업이 IPO를 완료했다. 모두 코스닥 상장사로 로봇 제조에 가까운 의료기기 기업이나 의료용 기구를 만드는 기업 등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현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 5곳,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2곳이다. 이들 모두 안정적으로 연내 상장이 전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제약·바이오 IPO 건수는 14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 IPO 건수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2021년 21건에 이르렀으나 2022년 12건, 2023년 11건으로 급감했다.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업종 특성상 지속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악화한 데다 기업들의 신약 임상 중단, 기술 이전 실패 등 부진한 성과가 이어지면서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차게 식은 탓이었다.

관련기사



제약·바이오 기업의 IPO가 반등세로 전환한 건 이들 기업을 둘러싼 금융·정책적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뀐 덕분이다. 글로벌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성장주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완화된 데 이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허가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해 K바이오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고가 랠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IPO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올 상장에 성공한 제약·바이오 기업 모두 밴드 상단 이상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7~8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방사선의약품 신약개발 기업 셀비온도 지난 4일 밴드(1만~1만 22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 5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IPO 시장이 과열됐을 때 유독 바이오 기업들만 공모가를 희망 가격 범위(밴드) 하단 혹은 하단 미만에 결정하는 일이 빈번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현재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 중인 오름테라퓨틱이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오름테라퓨틱은 공모를 통해 최대 1080억 원(300만 주)을 조달한다. 밴드(3만~3만 6000원) 상단 기준 기가총액은 7714억 원에 이른다. 기준 시가총액 5000억 원 이상 기업의 제약·바이오 IPO는 2022년 보로노이(310210)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에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선급금 1억 달러(약 1350억 원)을 받았고, 올 7월에도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와 건당(총 3건) 최대 3억 1000만 달러(약 4180억 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선급금으로 15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받았다. 이 덕분에 기술성 특례 상장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공모주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름테라퓨틱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단숨에 1조 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니콘으로 기대를 모았던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의 수요예측 참패로 바이오 대어는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며 “오름테라퓨틱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한다면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에 긍정적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IPO 시장에서 바이오주의 선전이 모험자본의 바이오 투자 확대 마중물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지난달 말 우수 바이오기업 투자 설명회에서 “전체 투자 대비 바이오헬스 투자 비중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면서도 “지난해 바이오헬스 분야 VC 투자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