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산책하고 무료전시 보러 문화비축기지로!

서울시 예술 특화공원 문화비축기지

11~13일 '탱크예술제' 무료전시 7건

토슨트,숲 해설 참여형 프로그램 9종

가을 산책길 따라 가족 나들이 추천

1970년대 석유비축기지에서 2017년 문화예술 특화공원으로 재탄생한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전경. /조상인기자1970년대 석유비축기지에서 2017년 문화예술 특화공원으로 재탄생한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전경. /조상인기자




1970년대 한국은 두 차례 ‘오일쇼크’를 겪었다. 1973년 10월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산유국들이 석유 공급량을 줄이고 가격을 4배 가까이 올린 ‘석유 파동’을 가리킨다. 정부는 언제 또 닥칠 지 모를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오일 탱크 5개를 만들고 ‘석유 비축기지’를 조성했다. 1979년부터 131만 배럴의 석유를 저장했다. 1급 보안시설이자 위험시설이었기에 30년 가량 비밀공간으로 가려져 있었다. 2002년 월드컵 유치가 확정된 후 상암동에는 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섰고, 난지 쓰레기 매립지는 노을·하늘공원으로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석유비축기지는 공원형 문화공간인 ‘문화비축기지’로 다시 태어났다. 2017년의 일이다.



해마다 가장 많은 방문객이 문화비축기지를 찾는 때는 10월 가을 무렵이다. 문화예술 특화공원이니 산책하기 좋은 시기 가족단위 방문객의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문화비축기지에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2024 탱크예술제:미래를 그리다’를 진행한다. 매년 가을 열리는 ‘탱크예술제’는 오일탱크였으나 전시장으로 변신한 탱크를 하나의 주제로 연결한 문화비축기지의 대표 축제 프로그램이다. 전시, 공연, 강연, 시민 참여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11~13일 '탱크예술제'가 열리는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전경 /조상인기자11~13일 '탱크예술제'가 열리는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전경 /조상인기자


7개 무료전시…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올해 탱크예술제의 주제는 ‘미래를 그리다’. 과거 석유탱크부터 현재의 예술 전시 공원, 이어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담으며 문화비축기지의 상징성을 반영한다.

T1 파빌리온에서는 ‘마인드붐 2024:발아래 처음, 하늘 아래 마지막’이 열린다. ‘마인드붐’은 예술이 갖는 치유의 힘을 현대 명상 산업의 흐름과 연계해 현대인이 경험하는 내적 갈등을 스스로 직면하고 풀어갈 기회를 제공하는 융복합 아트 페스티벌이다. 노상균·구자영·김신일·무진형제 등 국내외 예술가와 힐러 15팀이 참여해 끊임없이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려는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소중히 느껴보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 '탱크예술제'에 맞춰 11일 문화비축기지 T2에서 개막한 노진아의 개인전 전경. /사진제공=문화비축기지서울시 '탱크예술제'에 맞춰 11일 문화비축기지 T2에서 개막한 노진아의 개인전 전경. /사진제공=문화비축기지



T2 실내공연장에서는 미디어아티스트 노진아의 개인전 ‘진화 알고리즘(Evolutionary Algorithm)’을 만날 수 있다. 노진아 작가는 전통 조각과 인공지능을 접목해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대화형 인간형 로봇’과 ‘실시간 인터랙티브 영상’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 앞에 선 관객은 기술과 철학의 의미를 작품과 대화하며 찾아간다. 작가가 품은 궁극의 질문은 ‘생명의 기준’. 이번에 처음 공개한 신작에서 작가는 지구상 생물의 진화적 형상들, 즉 오랜 역사를 거쳐 진화해온 다양한 종의 동물들과 인간의 역사를 담은 기계 형상을 선보인다. 인간이 쌓아온 문명과 기술, 선형적 시간과 역사를 담은 지구상의 생물, 무생물들까지 모두 엮은 하나의 생명체로서 ‘키메라’를 제시했다. 사람의 얼굴을 한 작품과 질문을 주고 받는 게 관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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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강포스터제 전시 전경.2024 대강포스터제 전시 전경.


T4복합문화공간에서는 1970~80년대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의 앞글자에서 이름을 딴 ‘대강포스터제’가 막을 올려 11월3일까지 이어진다. 그 시절 아마추어 가요제가 가진 예술성과 잠재력을 오늘날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재해석한 포스터 작품들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 뿐만 아니라 공연, 세미나, 워크숍까지 마련된 장르통합형 축제다. 2018년 부천아트벙커 B39, 2019년 일민미술관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 전시다. 기성 세대에게는 음악으로 떠올리는 추억의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복고적 감수성의 새로운 발견을 제공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서울경제신문이 5000부 한정 수량의 ‘특별한 신문’을 제작했다. 전시 출품작 중 엄선한 48점의 포스터를 24점씩 2종으로 만들었다. 도록 대용인 셈이며, 포스터처럼 걸거나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T5공간 2층에서는 '대강포스터제' 아카이브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대강포스터제기획단서울시 문화비축기지 T5공간 2층에서는 '대강포스터제' 아카이브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대강포스터제기획단


T5미디어관에서는 ‘이형곤×이재옥:물의 시간’이 펼쳐진다.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진 수많은 ‘물’의 모습과 색·소리·질감·움직임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석유로 꽉 찼던 공간에서 물이 일렁이는 모습이 독특하다

T6문화아카이브에서는 한글을 주제로 연구와 미디어 작업을 지속해 온 ‘노승관:안녕 안녕 다시 안녕’, T6에코라운지에서는 한글 문자 추상에 관심이 큰 ‘한재준:한글노리’를 만나게 된다. T6원형회의실에서는 미디어아트 작가 리메오가 미래형 랜드마크를 상상하며 가상현실과 연결한 작품을 선보인다.

옛 석유비축기지를 재활용한 서울시 '문화비축기지'는 자연과 문화예술의 어우러짐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조상인기자옛 석유비축기지를 재활용한 서울시 '문화비축기지'는 자연과 문화예술의 어우러짐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조상인기자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14만㎡의 면적을 자랑한다. 7건의 무료전시 외에도 아티스트 토크, 도슨트 투어, 숲 해설 투어, 북 피크닉, 북토크 등 총 9개의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자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산책로 등 야외공간에서는 체험 부스,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 사전 예약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 사전 예약 및 야외공간 체험 방법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비축기지 블로그나 누리집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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