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전기차값 할인땐 보조금 더…캐즘 넘고 내수도 살린다

■보조금 일시적 확대 검토

화재 여파로 車내수판매 -9.6%

미사용 보조금 최대 7000억 달해

정부정책 맞물려 소비진작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올 8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윤석열 대통령이 올 8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부 입장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한도 상향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내수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카드다. 이미 확보한 예산 중 상당 부분이 남아 추가로 재정을 투입할 필요도 없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1조 7640억 원)을 고려할 때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연말까지 쓸 수 있는 보조금 실탄이 최소 6000억~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내수 소비재다. 내수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역대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던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말 개소세 인하 제도가 일몰되면서 정부의 내수 진작 카드도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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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동차 내수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9월까지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량은 98만 2538대로 100만 대를 밑돌고 있다. 판매량이 1년 전보다 9.6% 줄었다. 수출이 206만 2685대로 0.7%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전기차의 판매 부진 탓이다. 국산 전기차(승용 기준)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지난해 판매량(7만 4949대)이 14.1% 줄었다. 올 들어서도 8월까지 4만 683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아차의 ‘EV3’와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EV’ 등 중저가 모델 출시로 하반기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봤지만 8월 초 인천 청라의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기아 EV3는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대표 차종으로 꼽힌다. 사진 제공=기아기아 EV3는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대표 차종으로 꼽힌다. 사진 제공=기아


정부가 검토하는 방안은 두 갈래다. 우선 전기차 1대당 지급하는 보조금 한도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으로 대기업을 지원한다는 여론이 부담이다.

이 때문에 판매사가 전기차 가격을 할인하면 보조금을 더 주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전기차 판매업자가 차 값을 깎아주면 할인 가격의 20%(100만 원 한도)를 보조금으로 준다. 제조사가 할인 폭을 키우는 동시에 정부가 20%와 100만 원 한도 기준을 조정하면 판매가 증가할 가능성이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완성차 회사들은 11월~12월에 연간 판매 목표를 맞추기 위해 가격 인하를 비롯한 판촉 활동을 강화한다”며 “정부의 보조금 확대 정책이 맞물린다면 부진했던 전기차 판매와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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