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 비준에 관한 법안을 하원(국가두마)에 제출했다.
타스 통신은 "2024년 6월 19일 평양에서 체결된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비준한다"는 내용의 연방법안이 이날 하원 전자 데이터베이스에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국빈 방문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체결한 북러조약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달 7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고 예고한 바 있는데 최고인민회의에 관한 보도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다. 북러조약 비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원 데이터베이스에는 북러조약 전문 사본도 올라왔다. 북한은 조약 체결 이틀 후인 6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약 전문을 공개한 바 있다.
조약에는 쌍방 중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유엔헌장 제51조와 북한·러시아법에 준해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북러가 군사 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 북러조약은 국제무대와 다극화된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협력, 식량·에너지·정보통신기술 분야 대처 협력, 무역·투자·과학기술 분야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공조를 다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이 조약은 비준받아야 하며 비준서가 교환된 날부터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과 '무기한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지난달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고, 최선희 북한 외무상도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난 뒤 유라시아 여성 포럼에 참석하는 등 북러 고위 인사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필요한 탄약 등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을 지원할 병력을 파병했다는 주장도 우크라이나 측에서 나왔다.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 사건이 "북한에 대한 주권 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며 한국 정부를 비판하며 북러 밀착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