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LH, 민간 주택공급 지원 본격화

미분양 부담 완화로 착공 유인

연내 3.6만가구 계획 달성 무난

6년후 '분양전환형' 임대로 공급

非아파트 무제한 매입도 본격화

서울은 물량제한 없이 집중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분양을 우려해 공공택지 아파트 및 빌라·오피스텔 사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던 민간 건설업체들의 신청이 쏟아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공급 절벽에 대한 우려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LH에 따르면 지난 8월 말부터 접수를 시작한 LH의 미분양 매입확약 사업은 지금까지 총 31개 필지, 약 2만 가구 규모 신청을 받았다. 공공택지를 분양받았지만 미분양 등에 대한 우려로 착공을 진행하지 못하는 민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미분양 발생시 LH가 매입할 것을 확약하는 사업이다. 대상 토지는 LH가 공급한 수도권 공공주택 및 주상복합 용지로 늦어도 내년 말까지 착공해야 한다. LH는 심사를 거쳐 내년 초까지 총 3만 6000가구를 대상으로 매입 확약을 결정할 예정이다.



과거 민간 건설업체들에 공공택지 사업은 아파트를 지어 분양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자금 조달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미분양이 발생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1~7월)만 총 17개 필지, 약 1조 9000억 원 규모 공공택지가 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을 포기했다. 이 중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 3·4블록 △인천 가정2지구 2블록 우미린 등 시행사가 착공에 앞서 사전청약을 진행한 단지도 6곳이나 포함됐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 원가가 높아진 가운데 미분양 리스크까지 커지자 민간 건설업체가 아예 주택 공급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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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이 같은 사업장에 미분양 매입확약을 제공해 민간에서의 주택 공급 유인을 높일 예정이다. LH 매입확약에 따라 사업 자체에 대한 신용이 보강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조달시 금융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렇게 사들인 미분양 주택들은 6년 거주 이후 분양하는 LH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LH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들과 수차례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며 “업계관심도가 높아서 연내 전량 매입확약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무제한 매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빌라왕' 등 전세사기 사태 이후 침체된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1년 8만 2000가구 수준이던 수도권 비아파트 신규 인허가수는 지난해 2만 4000가구 수준으로 71% 쪼그라들었다. 청년 및 신혼부부들의 주거 사다리가 되는 빌라 공급이 위축되면서 주거 불안이 가속화되자 LH가 시장의 구원 투수로 나선 것이다.

LH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신축임대주택 매입 신청은 약 13만 5000가구로 예년의 4배를 훌쩍 넘은 상태다. LH는 내년까지 10만 가구 이상의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총 10만+α 가구 가운데 1만 8000가구는 8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든든전세'로, 5만 가구는 6년 거주 이후 분양받을 수 있는 '분양전환형'으로 공급한다. 특히 신규 공급이 부족한 서울 지역에는 물량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집중 공급할 예정이다.

LH는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수도권 주택 매입 담당 조직과 인력을 기존 4팀 87명에서 9팀 235명으로 늘리는 등 대폭 강화했다. 신청 접수부터 주택 품질관리까지 One-Stop 지원 체계를 갖추고, 약정된 물량이 조기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해 약 9개월의 사업소요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신축주택 매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순 업무 과실에 대해서는 '적극 업무 면책 지원' 방안도 마련해 직원들의 부담도 덜었다. 아울러 도심지역의 물량확보를 위해 기존 대상에서 제외했던 기계식 주차장의 주택 등도 매입대상으로 포함하고, 100가구가 넘는 단일 신축주택 물량 확보를 위해 공사비 연동제도 도입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최근 공사비 상승과 PF 리스크 확산, 전세사기 등으로 아파트·빌라를 불문하고 주택공급이 줄어 이에 대한 대응이 긴요해진 상황"이라며 "신축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서민·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돕고, 미분양주택 매입확약으로 민간부문의 공급이 원활해지도록 지원하는 등 수도권 주택공급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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