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연간 개인소득이 3년 만에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상 학력의 노인 비중도 38%를 넘는 등 고령층의 고소득·고학력 현상이 두드러졌다. 기존 6·25전쟁을 겪은 세대보다 경제력과 교육 수준이 높은 ‘1차 베이비붐(1955년~1963년생)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노인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부는 2008년부터 노인층의 경제·사회적 여건을 3년 주기로 조사 중인데 이번 실태는 전국 만 65세 이상 노인 1만 7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노인층의 자산·소득 수준은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08년 701만 원에 불과했던 노인층의 연간 개인소득은 2023년 2164만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조사(1558만 원)와 비교해도 38.9% 급증했다. 최근 들어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등이 늘어난데다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2008년 1688만 원에서 2023년 3469만 원으로 2배가량 개선됐다.
자산 수준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노인층의 평균 금융자산은 4912만 원으로 2020년(3213만 원)에 비해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자산 규모는 2억 6183만 원에서 3억 1817만 원으로 늘었다. 부동산 자산은 자가를 비롯한 소유 부동산에 전세금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이와 같은 경제력 향상은 이른바 ‘신노년층’으로 불리는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했다. 만 65~69세 인구의 연간 개인소득은 3071만 원으로 만 70세~만 74세의 소득(2026만 원)보다 1000만 원 이상 높았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신노년층이 대거 65세를 넘기면서 고령층의 소득·자산·교육 수준이 2020년 조사 당시보다 높아졌다”며 “여가·상속 등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학력 수준도 크게 개선됐다. 2008년 조사에서는 전체 노인 중 공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무학력자의 비중이 33%에 달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는 그 비중이 12.3%까지 감소했다. 반면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노인 비중은 같은 기간 17.2%에서 38.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노인들의 소득·학력 수준이 개선되면서 사회활동과 상속 등에 대한 인식도 빠른 속도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 조사에 따르면 ‘모아둔 자산을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고 답한 비중은 2008년 9.2%에서 2023년 24.2%로 크게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장남에게 상속하겠다’는 비중은 21.3%에서 6.5%로 줄었다. 부양을 많이 한 자녀에게 상속하겠다는 답변도 3.8%에서 8.8%로 상승했다. 상속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개인을 위해 재산을 활용하겠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의미다.
사회활동 참여 방식도 다양해졌다. 2008년에는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경로당’을 선택한 노인의 비율이 46.9%였지만 2023년에는 26.5%로 줄어들었다. 친목단체·동호회·봉사단체에서 활동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각각 54.2%·6.6%·2.5%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