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염치 없는 행위 하지 않는다"…영풍·MBK, 최윤범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청약 안해 [황정원의 Why Signal]

고려아연과 달리 특수관계인 지위 묶여 있고

소액주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도 생각 없어

2400만원으로 2000억 자금 묶게 만든 효과

2차 공개매수 등 후속 지분확보 계획 따로 없어

고려아연 1.85% 쥔 영풍정밀 다툼은 이제 끝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의 숨은 키였던 영풍정밀(036560)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에 청약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고려아연 의결권 1.85%는 최 회장이 지키게 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의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주당 3만5000원에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영풍·MBK는 지난 14일 종료된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에서 단 830주(2490만원)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남은 물량이 대다수 최 회장 측에 몰릴 것이 우려되면서 영풍정밀 주가는 계속 3만원 아래에서 형성되고 있다. 최 회장 측의 매수 물량이 최대 35%(551만2500주)이기 때문에 안분비례에 따라 일부 주식은 공개매수에 청약해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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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 씨 일가가 지분 21.25%를, 최 회장 측이 지분 35.45%를 갖고 있다. 최 회장은 공개매수를 통해 15% 이상만 확보해도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남은 관건은 영풍·MBK가 최 회장의 공개매수에 청약해 시세차익을 노릴지 여부다. 영풍·MBK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2차 공개매수 등 영풍정밀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을 진행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SM엔터테엔먼트의 경영권 갈등에서 하이브는 보유하고 있던 SM엔터 지분 15.78% 전량을 카카오가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했다.

하지만 영풍·MBK는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특수관계인 관계를 정리했지만, 영풍정밀은 여전히 특관자로 묶여 있어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아가 영풍·MBK는 소액주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도 전혀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청약할 생각이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약간의 시세차익 보다 21% 지분 참여로 인해 피해를 볼 개인투자자들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영풍·MBK 연합 관게자는 “명분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앞서야 한다”며 “장 씨 일가는 개인 이익을 좀 챙기겠다고 염치 없는 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5.34%(110만 5163주)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해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영풍정밀의 경우 단 2500만원을 쓰면서 최 회장의 개인 자금 2000억 원을 묶게 만들었다. 당분간 영풍정밀을 둘러싼 갈등은 없을 전망이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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