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그룹 지원을 벗어나 자력으로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뜨거워지자 분양 ‘완판’이 이어지며 회사의 현금 유동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15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1000억 원 어치 모집하는 2년물에 1080억 원이 들어왔으며 500억 원 규모로 발행하는 3년물은 130억 원 주문을 받아 다소 미달했다. 이날 팔리지 않은 채권들은 발행 주관사인 KB증권과 키움증권이 인수해 리테일(개인 고객)에 판매할 예정이다.
금리는 수요예측 기준 2년물 5.4%, 3년물 5.7%로 결정됐다. 롯데건설은 이번 발행하는 회사채로 기존 만기가 돌아온 단기사채(CP)를 상환할 계획이다. 최대 연 7%였던 단기차입금을 만기가 길고 금리가 낮은 회사채로 차환하면서 재무안전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1%포인트가 넘는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경기가 꺾인 2022년 이후 유동성 논란에 시달리며 모회사인 롯데케미칼 보증에 기대 사업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올해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상반기에만 1만 1600여 가구를 분양하며 현금흐름에 숨통을 틔웠다. 9월에 분양한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1순위 청약에는 무려 5만 60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6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분양대금이 잇따라 유입되면서 2022년 745억 원, 지난해 554억 원이던 롯데건설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반기기준 이미 829억 원을 기록해 전년 실적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연말에도 1910가구 규모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등 대어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지난 7월부터 그룹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자금 조달을 재개했다. 롯데건설은 "건설업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력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한 점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