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北 서울 지도 펴고 “물리력” 위협, 최악 도발 가능성 완벽 대비하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인민군 제2군단을 방문해 ‘서울’ 문구가 들어간 작전 지도를 펴놓고 “대한민국은 명백한 적국”이라며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협박했다. 서울을 겨냥한 공격 계획을 논의했음을 보여주며 위협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 폭파 조치를 언급하면서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헌법을 개정한 데 이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이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준비하는 정황을 보이는 등 북러 밀착이 가속화하는 점도 우려된다.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 2000명 규모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11일 ‘한국 무인기 평양 침투’를 주장한 뒤 남측을 겨냥한 도발 위협을 더 노골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북미 협상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려는 포석이다. 경제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대남 적개심으로 돌리려는 꼼수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와 군은 김정은 정권이 오판해 무모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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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북한의 최악 도발 시나리오까지 가정하고 무모한 행동에 즉각 대응해 응징할 수 있도록 완벽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핵·미사일을 동원한 도발뿐 아니라 무인기 침투와 포격 등의 국지적 도발 가능성까지 대비해 실전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북측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할 감시정찰 역량을 높이고 한미일 간 안보 공조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취임한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도발하면 원점과 지원 부대가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해 김정은 정권의 후속 도발을 멈추게 했던 사례를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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