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준우승을 기록한 이후 무려 9년 동안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0년대 초반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은 31년 만에 KIA 타이거즈와 우승을 놓고 맞붙게 됐다.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에 터진 강민호의 결승 솔로 홈런을 앞세워 LG 트윈스를 1-0으로 꺾었다. PO에서 3승 1패를 거둬 KS 출전권을 따낸 정규리그 2위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1위 KIA 타이거즈와 21일부터 올해 챔피언을 가리는 일전을 벌인다.
LG는 경기 초반 전매특허인 '뛰는 야구'를 시도했지만, 삼성 포수 강민호의 총알 송구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1회 몸 맞는 공으로 나간 선두 타자 홍창기와 2회 1사 후 우전 안타를 친 오지환이 연속해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강민호의 정확한 송구에 모두 잡혔다.
1, 2회를 무사히 넘긴 삼성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는 3~5회를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고 쾌투를 이어갔다.
LG는 6회말 1사 후 문성주의 중전 안타에 이은 대주자 김대원의 2루 도루, 홍창기의 몸 맞는 공으로 1, 2루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신민재가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9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푹 쉬고 열흘 만에 등판한 LG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도 어느 때보다 힘이 넘치는 호투를 펼쳤다.
엔스는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삼성 타선을 1안타 볼넷 2개로 봉쇄했다.
간판타자 구자욱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빠진 삼성 타선은 PO 3차전에 이어 이날도 고전했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초 선두 타자 강민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2004년 프로 데뷔 후 21시즌 동안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던 강민호는 3볼 1스트라이크에서 LG 두 번째 투수 손주영의 복판에 몰린 속구(시속 147㎞)를 잡아당겨 좌중간으로 멀리 날아가는 대포를 쐈다.
삼성은 9회 2사 만루 추가 득점 찬스를 놓쳤지만,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해 LG 1∼3번 홍창기, 신민재, 오스틴 딘 세 타자를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PO 1차전에서 6⅔이닝 3실점(1자책점) 역투로 승리를 따낸 레예스는 4차전에서도 승리를 안아 2승, 평균자책점 0.66의 투구로 기자단 투표에서 55표 중 42표를 휩쓸어 PO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결승타를 친 강민호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