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뜩이나 일손 달리는데…수확철 농가 ‘무릎건강 주의보’[일터 일침]

■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고령 농업인 늘수록 근골격계질환 부담 커져

무릎, 허리 다음으로 농업인 통증 호소 높아

방치하면 연골 손상·관절 퇴행 진행될 수도

퇴행성 관절염 예방 노력·조기 치료 나서야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전국 각지의 농촌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수확의 기쁨보단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농촌 비율이 증가하면서 고령 농업인들의 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서다.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다 보니 농촌 지역에서는 농작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릎은 허리 다음으로 농업인들이 가장 많이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2022년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업인들이 겪는 농작업 관련 질환의 95%가 근골격계 질환으로 나타났다. 통증이 주로 발생하는 부위로는 무릎이 허리 다음으로 많은 28.2%를 차지했다.

관련기사



고령 농업인들은 본격적인 수확에 앞서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말 그대로 나이가 들며 뼈, 근육, 인대 등이 퇴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골이 닳고 손상돼 관절 기능이 급격히 저하됨은 물론,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걷거나 움직일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관절이 어긋나는 듯한 느낌이 들며, 관절이 붓고 열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혈관과 근육이 수축돼 관절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단 환자 430만여 명이었다. 그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는 절반이 넘는 238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고령 농업인들이 퇴행성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에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고된 농작업을 이어가다 보면 무릎 관절의 퇴행, 연골의 마모 등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퇴행성 무릎관절염 치료에 나선다. 무릎 주변 주요 혈자리에 진행되는 침 치료는 관절 부위 과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낮춘다.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을 빠르게 완화하고 손상된 연골, 신경 등의 조직 회복에 효과적이다. 한약은 뼈, 근육, 연골 등 근골격에 영양분을 공급해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높인다. SCI(E)급 국제학술지 ‘민족약학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실린 자생한방병원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인삼, 우슬, 백복령 등을 재료로 삼은 한약 처방은 연골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골세포에 한약을 투여한 결과 세포 내 연골파괴 효소(mmp3)가 약 5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퇴행성관절염을 조기에 치료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건 일상생활에서 예방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농작업 시 무릎 보호대와 같은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작업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촌에서 일년 중 가장 중요하고 바쁜 시기인 만큼 성공적인 수확 뿐 아니라 주기적인 진료를 통해 근골격계 건강을 챙기길 권한다.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