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 파병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 함흥·청진에서 군인들을 태운 러시아 함정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는 흑백사진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 2000명 규모의 병력을 파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정권은 심각한 병력·포탄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를 지원해 그 대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첨단 군사기술 이전과 경제적 지원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병력 이동 사진은 전자파 반사 신호 데이터를 합성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 방식의 우리 위성(아리랑 5호)이 찍은 것이다. SAR 위성은 지상과 해양에 쏜 레이더의 반사파를 미세한 시간차로 합성한 뒤 지상 지형도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어서 기상 여건과 주야간에 상관 없이 촬영이 가능하다. 이번 SAR 위성의 해상도는 1m급으로 가로·세로 각 1m 크기의 물체 식별이 가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정원이 제주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에서 관제와 수신을 담당하고 있다.
군은 군사정찰위성 관련 ‘425’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호기, 올 4월 2호기를 띄운 데 이어 내년까지 3기를 더 쏘아 올리게 된다. 이 가운데 2~5호기는 해상도 30~50㎝급의 SAR 위성으로 물체가 사람인지 동물인지, 트럭인지 승용차인지 판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장비를 탑재한 1호기는 촬영에 제약이 따른다. 군과 해경, 과기부는 2030년까지 40여 기의 초소형 SAR 군집 위성을 띄워 위성의 한반도 재방문 주기를 현재 2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다만 해상도가 50㎝~1m급에 머무르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성공했으나 올 5월 2호기 발사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군사정찰위성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성은 경제·안보와 직결된 ‘게임 체인저’다. 통신, 위치 추적, 인터넷, 환경·농수산 관측, 재난 대응 등 경제적으로 큰 역할을 한다.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항공·우주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군이 협력해 위성 개발과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