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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혁 마주한 한국 경제…액티브 ETF에는 오히려 기회"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국내 최초 주주협력주의 전문 운용사

주주환원 액티브 ETF 투자 자문 맡아

"차별화에 집중…종목 40여개 엄선"

"국내 기업들 선진 지배구조 갖춰야"

"밸류업 이제 시작…변화 계속 누적"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냉정하게 말하자면 국내 증시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철강·화학·조선 등과 같은 자본 집약적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들이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만으로는 기대만큼 수익률을 얻기가 무척 힘들어질 것입니다. 우수한 기업들을 찾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액티브형 상장지수펀드(ETF)에는 기회라는 얘기죠.”

강대권(사진)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라이프자산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액티브형 ETF가 지금보다 더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2021년 강 대표가 국내 가치투자 1세대인 이채원 이사회 의장과 남두우 전 다름자산운용 대표와 함께 설립한 회사다. 라이프자산운용은 대주주와 일반 주주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주주협력주의’를 투자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운용사로 대표 상품으로는 ‘라이프 한국기업ESG향상’ ‘라이프 Engagement’ 등이 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이달 15일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함께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국내 운용사 간 협업으로 ETF를 출시한 첫 사례다. 국내 상장사 중 주주가치 개선 가능성이 높은 대형 가치주 종목 40여 개를 엄선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해당 상품의 투자자문을 맡았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을 담당한다. 강 대표는 “굳이 비유하자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마켓컬리고 우리는 떡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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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가장 주안점을 둔 건 차별성이다. 강 대표는 “기존 펀드들이 계량적인 접근만을 통해 저평가됐거나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들로만 구성을 꾀했다면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 편”이라며 “각 기업에 주주가치 제고안을 보낸 후 반응을 살펴보며 그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재무제표나 단순 공시만을 보고 종목을 고르는 것에 비해서는 저희가 조금 더 순도 높은 기업들을 골라냈다”고 덧붙였다.

구성 종목 수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구성 종목이 50~60개가 넘어가면 다른 상품들과 차별화를 꾀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005930)가 편입되지 않은 이유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당장에는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들이 대부분 금융 업종인 데다 전체 종목 수도 적어 쏠림이 드러나지만 향후 리밸런싱(재조정)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스레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액티브형 상품에 투자하기를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이른바 ‘회장님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올드 이코노미’ 시대의 종말로 더 이상 국내 거대 기업들의 성장에만 의존하는 투자 전략으로는 과거만큼 수익을 올리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지금은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탓에 불확실성도 대단히 커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데 엄청난 위험 부담이 있다”며 “게다가 지금 국내 자본 집약적 산업은 중국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국은 주주 친화적이고 우수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기업들이 살아남게 된다”며 “향후 국내 증시에서는 단순히 ‘시장이 좋냐, 안 좋냐’라는 질문보다 ‘어떤 주식이 좋냐’라는 질문이 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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