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북 버스노선 없애고 강남엔 신설…지하철역도 최대 9배 차이

[2024 강남집중 리포트]

<5>'서민의 발'도 강북 소외

송파구 지하철역 28개…강북구는 경전철 빼면 3개뿐

인구 쏠림에 시내·마을버스 노선수도 절반 이상 많아

보도면적은 강남3구가 서울시 전체의 '4분의1'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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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지하철과 버스 노선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강남과 강북 간 교통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보행 환경은 물론 각종 교통 관련 편의 시설에서도 강남권이 앞선다. 단순히 아파트 값 상승을 넘어 ‘주거 환경 자체가 좋아 강남에 입성했다’는 비율이 10년 새 2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의 균형 발전을 위한 강북권의 기반 시설 확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시내에서 운영 중인 도시철도 노선도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기준으로 지하철역을 가장 많이 보유한 자치구는 송파구(28개)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 자치구별 지하철역 정보(1~8호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1호선 운영 구간 노선,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하는 9호선 노선, 경전철(우이신설선·신림선) 노선의 역 수를 합산했다. 포털 역 정보 주소를 기준으로 했고 환승역은 중복 집계했다. 신분당선이나 수인분당선 등 애초부터 경기·인천과 서울을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철도 노선은 제외했다.



송파구 다음은 23개를 보유한 중구였다. 21개를 가진 강남구·동작구·영등포구는 공동 3위를 차지했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강서구(19개), 서초구(17개), 마포구(16개), 노원구(16개), 종로구(15개)였다.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자치구는 노원구를 제외하면 강남권이나 도심권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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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운송 수단인 경전철을 제외하고 보면 ‘강북 소외’는 더 여실히 드러난다. 송파구·중구·강남구에는 경전철이 없기 때문에 숫자가 변하지 않지만 강북구는 11개에서 3개로 대폭 줄어 꼴찌가 된다.

각종 버스 노선에서도 강남과 강북 간 격차가 확인된다. 서울시가 김혜지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자치구별 시내·마을버스 경유 노선 수에서 강남구가 125개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구(122개), 종로구(117개), 서초구(104개), 마포구(100개)가 뒤를 이었다. 중랑(58개), 노원구(59개), 도봉구(59개) 등 강북권은 강남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남권으로 인구가 쏠리면서 버스 노선도 재편되고 있다. 운송 업체인 대원여객은 서울시 사업개선명령에 따라 올해 8월 경기 의정부와 서울 종로를 오가던 106번 간선 시내버스와 경기 군포와 서울 신사를 연결하던 542번 간선 시내버스 노선을 없앴다. 대신 용산역과 강남구 개포동을 오가는 노선(040번 간선)과 강동구를 달리는 노선(3324번 지선)을 신설했다. 이 업체가 운영하는 3323번 지선 버스 노선은 하반기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대규모 입주를 고려해 잠실새내역까지 연계하도록 연장됐다.

보행 환경에서도 강남과 강북 간 격차가 크다. 서울시 보도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보도 면적에서 강남 3구가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강남구 92만 4853㎡, 송파구 80만 840㎡, 서초구 78만 1274㎡로 이들은 전체 면적(1078만 6293㎡) 중 23%를 차지했다. 금천구(20만 6138㎡)와 강북구(20만 9486㎡)가 최하위권이다.

자치구의 재정 여력 격차 때문에 교통·보행과 밀접한 안전 시설에서조차 강남과 강북 간 격차가 존재한다. 버스정류소 등에 설치되는 냉난방 시설인 ‘스마트쉼터’ 상위 보유 자치구(올해 5월 기준)는 1위 성동구(53개), 2위 강남구(32개), 3위 중구(19개) 순이었다. 노원(1개), 성북(1개), 강북(2개)은 각각 2개 미만으로 최하위권이었다. 기후동행쉼터(계절별 재난 상황 시 추위·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개방한 편의점 휴게 공간) 수도 강남구가 1위(49개)였다. 성북구는 13개, 강북구는 16개에 그쳤다. 무더위를 식혀주는 물안개 분사 장치(쿨링포그) 역시 서초구(20개)와 강남구(7개)가 1~2위(공동)인 반면 성북구는 1개로 공동 꼴찌를 기록했다. 그늘막 숫자도 올해 4월 기준으로 송파구(268개), 강남구(239개), 서초구(232개)가 1~3위다.

각종 시설이 강남권에 쏠리면서 주거 환경 때문에 강남으로 전입하려는 경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서울시 전입지 이동 사유별 인구 이동 자료를 토대로 2013년과 2023년의 강남구 전입자 이동 이유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강남의 주거 환경을 꼽은 비율이 10년 새 2.91%에서 6.95%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교육 때문에 전입했다는 응답 비율도 6.15%에서 9.27%로 증가했다. 반면 주택을 이유로 전입했다는 응답은 37.38%에서 33.84%로, 직업 때문에 전입했다는 응답은 23.38%에서 21.81%로 소폭 감소했다. 그동안 투자가치와 직주 근접성 면에서 강남을 선호했지만 점점 교통, 편의 시설, 교육 등 주거 환경 요인이 강남 집중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강남 테헤란로를 주축으로 여러 인프라, 상권, 주거 단지가 형성됐고 대치동을 중심으로 교육 여건도 부각되면서 전국적으로 강남으로 사람이 몰렸다”며 “강남과 인접한 서초구·송파구로 부자들이 몰리면서 강남 공화국이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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