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연일 수신금리를 내리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수신금리 반영은 즉각적이지만, 대출금리는 올라가면서 금융 소비자가 금리 인하를 당장 체감하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은 이달 17일부터 예금금리를 상품별로 최대 0.3%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BNK주거래우대 정기예금’ 상품을 12개월 만기일시지급식으로 가입할 경우 기본 이율은 기존 3.20%에서 2.95%까지 낮아진다. 최대 0.3%의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복잡한 우대금리 조건을 떼어 놓고 보면 연 3%의 이자도 받기 어려워진 셈이다. SC제일은행도 17일 주요 예금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다음 달부터는 예금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릴 계획이다.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리고 나선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영향이 크다. 한은은 이달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은 아직 수신금리 인하를 결정하진 않았다”면서도 “향후 수신금리기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금리 인하기에 은행 예적금보다는 채권 등 다른 투자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수신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은 저축은행업계도 마찬가지다. SBI저축은행은 이달 16일 수시입출금식 통장 ‘사이다입출금통장’ 금리를 3.2%에서 3.0%(잔액 1억 원 이하 기준)로 0.2%포인트 내렸다. 올 8월 초 해당 통장의 금리를 인상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신한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도 수신상품의 금리를 0.1~0.2%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되레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덜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경남은행은 'BNK모바일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16일부터 0.35%포인트 인상했다. 시중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며 대출 쏠림 현상을 사전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경남은행은 올 8월 말에도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시중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 주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16%포인트 인상했다. IBK기업은행도 25일부터 가계대출 상품 금리감면권을 0.1%∼0.4%포인트 축소한다. 금리감면권을 축소하면 대출금리는 그만큼 오르는 효과가 있다.
금융 당국의 가계빚 억제 기조에 따라 금융사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금융위가 최근에는 가장 가계부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