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예정됐던 공개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전날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수영 의원실과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주최하는 연금 개혁 관련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해당 일정을 취소했다고 공지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전날 윤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외 활동 중단·대통령실 인적 쇄신·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조치를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실상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강화 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한다. 한 대표는 10·16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 시민들과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한 대표와의 면담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 등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과 여의도에서 만찬을 한 뒤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있어서 (윤 대통령과) 함께 있던 자리에 갔던 것”이라며 “통상 있는 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뿐만 아니라 대통령께서 필요할 때 가끔 의원들에게 불시에 연락해 가벼운 자리를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를 위해 특별히 있었던 자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대표와의 회동 얘기가 오고갔느냐’는 질문과 만찬 배석 인사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빈손 회동 직후 ‘친윤’(친윤석열)계인 추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