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한강 작가의 책이 무서운 속도로 판매되며 출판업계와 서점가는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 서점은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소매와 공급 총판(도매)를 겸하는 교보문고로부터 물량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서다. 이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한강 책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교보문고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 설치한 현판을 통해 “지역 서점과의 상생을 위해 이달 22일부터 31일까지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한다”며 “11월 1일부터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이 기간 한강 작가 도서 구매는 가까운 지역 서점을 이용해 달라”고 덧붙였다.
교보문고는 지역 서점과 경쟁하는 소매업체인 동시에 서점들에 책을 공급하는 공급업체다. 앞서 한국서점조합연합회(서점조합)는 지난 17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10일 당일, 교보문고는 서점들이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자사 유통서비스의 주문을 막았다”며 교보문고가 자사 이익을 위해 한강의 책을 지역 서점에 공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교보문고는 하루 평균 1만 7000부를 공급받고 있었으나 이 중 1만 5000부를 지역서점에 분배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당초 하루 평균 2900부 정도만을 공급받던 지역서점은 이 물량을 나눠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는 해당 기간에 온라인 서점을 통해 하루 2000부만 판매하기로 했다.
앞서 교보문고는 서점조합의 지적과 관련, 지난 15일부터 한강의 책을 지역 서점에 소량 공급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추후 물량을 추가로 조정해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