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北에 러시아 핵·ICBM 기술이전 대비…한미일, 단계별 대응"

[한미일 안보실장 워싱턴서 회동]

불법 군사협력 심각한 우려 표명

러북 무기·병력 이전 중단 촉구

3국, 단계별 대응방안 등 논의

中 '러북야합' 대응 역할 기대도

신원식(오른쪽부터) 국가안보실장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신원식(오른쪽부터) 국가안보실장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한국과 미국·일본의 안보 최고 책임자들이 모여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파병의 대가로 위성 기술이나 핵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미일 3국은 이와 관련해 단계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2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안보실장 회의를 열고 러북 불법 군사 협력 사태에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를 표명했다. 또 러시아와 북한에 무기와 병력 이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한미일 3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배치될 북한군의 구체적 임무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을 군사기술 등을 논의하고 이에 대한 단계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의 직후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파병의) 반대급부와 관련된 사안이 있을 수 있는데 위성 기술이나 핵 또는 ICBM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며 “재래식 전략, 북한이 부족해서 늘 요청하는 방공 관련 군사기술, 북한이 뒤떨어진 항공기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것들에 대해 한미일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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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관계자는 “병력까지 러시아에 대규모로 가게 되면 아무래도 반대급부가 없을 수 없고 올 6월 북러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었을 때 이야기한 기술이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기술이전) 정도가 확인되는 대로 정부가 취할 다양한 옵션이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실장은 설리번 보좌관과 전날 가진 양자 협의에서도 양국이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을 포함해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 실질적인 전투를 벌일 경우 살상무기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움직임에 따라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와 인력 및 병력 지원 논의까지 진전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외교적·경제적 다양한 수단이 있다”며 당장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지금은 북한 병력이 러시아 동부에서 적응 훈련을 하는 단계”라며 “그다음 단계를 보면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 쪽) 서부로 이동해 실제 전선에 투입되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 전선도 실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일 수 있고 후방에서 작전 지원을 하는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 기지 경계를 한다든지 군수를 나르는 임무에 투입될 수 있고 여러 가지 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와 함께 북한군 파병에 대해 중국이 불편해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북러 야합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파병에 대해 편하지 않은 심정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며 “한미일 3국은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행동에 대해 좀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국 안보실장은 우크라이나의 복구·재건을 지원하고 러시아가 자신의 행위에 책임지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조율해나갈 방침이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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