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가상자산 예치 사이트를 내세워 1만여명의 피해자들로부터 5000억 원 상당을 뜯어낸 투자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사기,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투자사기 업체 공동대표 50대 남성 A씨(총책)와 50대 여성 B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국장·지사장·센터장급 간부 등 40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개최,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해외카지노 사업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으로 40일 후 원금과 이자 20%를 지급해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총 1만671명으로부터 5062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의 80%가량이 60대, 이 중 70%는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당 최대 피해금액은 92억 원에 달했다. 경찰 측은 “지인을 데려오면 수당으로 10%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등 다단계 방식을 취했다”며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지인들을 다수 데려오면서 피해가 더욱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해외 카지노 사업에 일부 투자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피해금을 피의자들의 수당 및 명품 소비, 요트, 토지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 및 소개비는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돌려막는 전형적인 ‘폰지사기’였다.
피의자들은 가짜 예치 사이트를 마치 실제 사이트인 것처럼 꾸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사이트 상에서는 투자금이 안전하게 예치되고 약정 이자도 정상적으로 지급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전산 담당이 입력한 숫자만 표시되는 것에 불과했으며 실제 교부받은 현금과 가상자산은 모두 총책 A씨의 계좌로 흘러들어갔다.
경찰은 “가상자산 예치 사이트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후 투자금을 받는 사기 범행이 늘어나고 있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지식 없이 원금보장이 된다는 말만 듣고 투자를 한다면 위험할 수 있으니 투자 방식과 실제 수익금 발생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