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창용 "로제 '아파트' 뜨는데 집값 오를까 고민"

서강대 특별강연서 밝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나의 국제기구 경험'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나의 국제기구 경험'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최근 가수 로제의 노래 '아파트'가 뜨는데 아파트 값이 오를까 고민하고 있다"면서 금융안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강대에서 '글로벌 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짚으며 “의식주 가격이 적당해야 된다는 면에서 집값 잡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통화정책에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환율·부동산·내수 중 가중치를 어디에 두냐는 질문에는 “그때마다 다르다”고 일축했다. 다만 ‘집값’을 강조한 건 부동산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이 통화정책 운용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성장률 쇼크’ 등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전 세계 다 좋은데 우리만 나쁘면 똑같은 2%더라도, 전 세계 4~5%일 때 2%면 낮은 것이고 0%일 때 우리가 2%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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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경제가 어렵다. 어려운 건 사실인데 이럴 때 통화정책 할 때 어렵다는 것만 강조하게 되면 어떻게 되냐면 그 어려움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일을 하게 된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많이 의존하는 나라가 전 세계 다 안 좋은데 우리만 좋을 수 있나"며 "다른 나라랑 비교하면서 (통화)정책을 하는 게 맞는 건데 그런 거에 대한 생각이 없다. 기업은 있는데 전체적으론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쏠림 현상을 우려하며 대학 입학 정원 내 ‘지역별 비례제도’를 다시 꺼내 들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학생들 편차를 보면 지방 학생들이 84%, 서울 학생들이 16%다”며 “각 학교에서 지방학생들을 80%로 뽑겠다. 이렇게 비율로 정하면 (수도권 쏠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교육 문제를 포함해 기후, 노동 인구 감소 등 구조 개혁과 관련한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서는 "고령화가 시작되면 한 10년 뒤에는 그때 한은이 한 얘기가 맞구나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그는 학교를 떠나 국제기구에 일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총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내가 아는 경제학이란 건 교과서에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20년 넘게 경제학을 했는데 세상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구나”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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