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2차전지 새파랗게 질렸다"…'트럼프 2기' 국내 증시 수혜주는

트럼프 1기땐 코스피 40% 상승

2기는 국제 정세·산업 지형 급변

美 감세 및 재정지출, 관세 확대 부담

업종별 차별화…방산·인프라·금융 유망

“증시 지형 급변…국장탈출 가속화 우려”

연합뉴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국내 증시는 웃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1기 당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탄 것과 달리 2기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국장 탈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트럼프 수혜주 및 미국 정책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밸류업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12포인트(0.04%)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은 낙폭을 확대해 1.32% 하락했다. 간밤 미국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 6~7일 이틀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1500억 원 이상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앞서 트럼프 집권 1기(2017~2020년) 당시 코스피지수는 40%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유동성 시기였던 2020년을 제해도 12.1%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2017~2019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42.1%)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미국과 국내 증시는 대체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흘렀다.



하지만 트럼프 2기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1기 때보다 더 높은 관세장벽으로 인해 수출 기업 위주인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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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삼정KPMG는 이번 미국 대선 주요 키워드로 ‘T.R.U.M.P’를 제시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정책 대변혁(Trade and Tariffs), 리스크 감수(Risk Take), 불확실성 확대(Unpredictability),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양립 불가한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Paradox) 등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현실화하면 트럼프의 공약은 더욱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등이 축소 혹은 폐지될 경우 정부 보조금이 산업 성장을 견인했던 전기차와 2차전지의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인프라(원전 중심 인프라 구축)와 방산(각국 군비지출 확대), 제약·바이오(공공의료지출 감소), 조선(미국 내 개·보수 수요), 금융(재정지출 확대로 국채금리 상승) 등은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이 외에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 분야도 1기와는 다른 투자 유망 분야다. 이날도 조선(11.06%), 우주항공국방(4.71%), 가스(3.76%) 업종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전기차 및 2차전지주들은 일제히 내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트럼프 수혜 업종과 트럼프 정책과 무관한 분야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이슈와 관계없이 국내 정책에만 연동되는 밸류업이 느리지만 성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 전체적으로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트럼프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로 미국에 상장된 미국 기업에 유리해 미국 증시는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보편적 관세 10%가 부과될 경우 한국 수출이 62조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반포WM 지점장 역시 “고액 자산가들도 미국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점점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이라 기자·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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