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회민주당·SPD)가 불신임 투표를 조기에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집권 '신호등 연장'이 붕괴된 가운데 야당의 압박으로 내년 초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독일 ARD방송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크리스마스 이전에 의회에 신임 투표를 요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자신의 불신임 투표를 의회에 요청하는 것이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나 역시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야당으로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조기 총선에 대한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숄츠 총리는 경제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을 지난 6일 해임하면서 자유민주당(FDP)과의 연정이 깨지고 SPD·녹색당의 소수 정당 체제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숄츠 총리는 내년 1월 15일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9로 예정된 조기 총선도 3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야당은 숄츠 총리가 제시한 것보다 빠른 내년 1월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지난 8일 원내 회의에서 숄츠 총리가 신임투표를 미루는 적절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오는 13일 불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정을 유지하고 있는 녹색당 내에서도 불신임 투표가 올해 안에 실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불신임 투표를 내년으로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불신임 투표가 통과될 경우 의회는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