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기자의눈] 'N차 한국여행'의 현실화





올해 초 사석에서 만난 관광 분야의 전문가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1500만 명을 확보하는 일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의 추세나 글로벌 트렌드 등을 분석했을 때 그는 1300만 명가량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올해 외래 관광객 20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외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올해를 두 달여 앞둔 지금 돌이켜 보면 그의 말 중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9월까지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214만 명이다. 이대로라면 1500만 명까지는 유치할 수 있어도 당초 정부가 내세웠던 목표 달성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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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유치한 점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특히 중국·일본 등을 벗어나 다양한 국가 출신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올해 9월까지 독일·프랑스·호주·캐나다·인도 등 출신 방한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수치에 육박하거나 넘어서기까지 했다.

다만 이 같은 성과가 모두 K팝·드라마·영화 등에서 비롯된 점은 기회이자 한계다.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외국인이 늘었다.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들면 한국을 새롭게 혹은 다시 찾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 여행을 하고 싶게 만들 다른 매력거리를 찾는 데 정부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매력이 많은 나라는 1회 차 여행국에 그치지 않는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복해서 방문하고 현지의 다양한 곳에서 지갑을 연다. 정부는 당장 내년에 외국인 관광객 ‘○○○○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기보다 관광의 질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너 달에 한 번씩 일본행 항공권을 구매하는 한국인 이용자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를 넘어 요나고·히로시마·다카마쓰 등 소도시까지 일본의 다양한 관광 매력이 한국인에게 통한 결과다. 이러한 현상이 남의 일로만 치부돼서는 안 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N차 한국 여행’을 오게 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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