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여행'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해외여행 수요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 등의 영향에 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은 '단거리' 지역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팬더믹 당시 3만1425명까지 떨어졌던 해외여행객은 지난 1월 277만866명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월 여행객의(291만2331명) 95%까지 회복했다.
해외 소비는 더 빠르게 회복해 코로나 이전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거주자의 국외 소비 지출액은 19조4127억원으로 지난 2019년 같은 기간(18조3797억원) 대비 5.6% 늘어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해외 카드 사용액도 57억1000만 달러(약 7조9,644억원)로 역대 분기 최대치였다. 팬데믹 당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이른바 ‘보복 소비’다.
해외여행 규모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해졌지만, 여행 트렌드는 달라졌다. 장거리 여행보단 비용이 적게 드는 단거리 여행이 늘었다.
지난 29일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달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가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많이 방문한 지역은 일본(32.3%), 베트남(16.6%), 유럽(8.1%), 호주·괌·사이판(4.2%) 순이었다.
팬더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일본과 베트남 여행객은 각각 189%, 116%로 늘고, 유럽과 미국·하와이 여행객은 각각 70%, 52%로 줄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당분간 해외여행은 근거리∙단기간∙저비용 여행지인 아시아 지역 위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침체에 빠진 국내여행에는 큰 기회다. 국내여행도 활성화하고 여행수지의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여행업계는 막바지 겨울 여행객을 잡기 위해 특가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다음 달 8일까지 ‘2024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열고 최대 50% 할인 혜택이 있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모두투어는 다음 달 15일까지 ‘메가세일’을 진행하고 지역별 할인 쿠폰과 메가세일 전용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교원투어는 ‘2024 수퍼 이지 어워드’ 기획전을 열고 인기 여행지와 인기 가이드 상품을 할인해 판매한다.
황금연휴를겨냥한 상품도 나왔다. 모두투어는 ‘2025 을사년 설맞이 얼리버드 특가 기획전’을 열고 내년 1월 22일부터 2월 1일까지 출발하는 여행 상품을 할인해 판매한다. 내년 설 연휴는 앞뒤로 월요일과 금요일을 낀 1월 28일~30일이다.
인터파크 투어는 ‘연차 플렉스 기획전’을 열고 5~9일짜리 여행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겨울은 남은 연차를 소진하는 직장인과 방학을 활용해 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아 여름 휴가철 못지않은 성수기”라며 “가성비 여행 트렌드에 맞게 여러 특가 상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