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그러나 직장인들에게는 올해 성과보고서와 내년도 사업계획서 등 각종 보고서 등으로 업무량이 늘어나는 시기다. 여기에 각종 연말 모임 등이 이어지면서 신체적·정신적 피로도 쌓여간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의 무기력증과 의욕상실 등을 가리켜 ‘토스트아웃(Toast out)’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토스트아웃은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까맣게 타기 직전인 빵에서 유래했다. 번아웃증후군의 이전 단계 즉,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기 전 단계를 뜻한다. 직장에서 주어진 업무를 무리 없이 수행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정신적·신체적 소진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토스트아웃은 전문적인 치료나 해소법 등 적절한 관리가 없을 경우 번아웃증후군 혹은 우울증으로 심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번아웃증후군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체계(ICD)에 등재된 증후군이다. 직무 수행으로 인해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요즘처럼 바쁜 연말에는 우울증 형태로도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매월 44만 명대를 기록했고 특히 11월과 12월에는 45만 명대에 달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단순한 정신적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스트아웃으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 수면장애 등은 근골격계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들의 관절염 진단율은 24.1%로 가장 높았다. 자생한방병원이 진행한 또다른 연구에서는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만성 무릎 통증 유병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의학에서는 현대인의 과도한 피로 상태를 '허로(虛勞)'로 설명한다. 허로란 말 그대로 ‘몸이 허약하고 피로하다’는 뜻이 담긴 용어다. 정신적·신체적 원기가 모두 부족한 상태를 가리킨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약침 치료와 보약 처방을 활용한다. 산삼약침 등을 활용해 원기와 면역력을 회복시키고, 공진단·육공단 등과 같은 보약 처방을 통해 만성피로 및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척추·관절 통증이 동반됐다면 추나요법과 침 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척추, 관절, 근육의 균형을 바로잡는 수기 요법이다.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척추와 관절의 가동 범위를 회복시킨다. 침 치료는 과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줄인다.
전문적인 치료 못지 않게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퇴근 후 충분한 휴식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심신의 재충전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좋다. 바쁜 연말, 건강 관리에 신경쓰며 한 해를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길 기원한다.